[프라임경제] ‘박근혜vs안철수’, 최근 두 유력 대선주자를 둘러싼 종목들의 주가가 드라마틱하게 요동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이 지난 8월부터 누누이 정치인 테마주를 집중 단속한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요지부동이다.
그러나 감독당국은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문제종목’을 솎아내는 작업을 숨죽여 진행할 수밖에 없다. 제한된 인원으로 비밀리에 조사하다보니 거래매매정지 등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전에 주가 급등락이 수차례 반복되는 일이 허다하다.
◆박근혜 친인척株 ‘이상급등’
객관적인 기업가치, 실적에 몰려야할 투자심리가 특정 정치인의 막연한 공약, 인맥 등에 맹목적으로 쏠리고 있다. 12일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모습이다.
지도부 공백 상황에 빠진 한나라당이 ‘박근혜 비대위’ 카드를 내놓자 12일 개장직후 ‘박근혜 테마주’가 줄줄이 상한가로 직행했다. 대표적인 ‘박근혜주(株)’로 꼽히는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가 각각 14.79%, 15% 씩 치솟아 상한가를 기록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표 공약인 저출산 극복·사회복지 정책과 관련한 테마종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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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이른바 '박근혜 테마주'로 불리는 종목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쳤다.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는 박 전 대표의 저출산 극복 정책 수혜주로 꼽힌다. 동양물산은 박 전 대표 사촌의 남편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EG는 박 전 대표 친동생 박진만씨가 최대주주인 것으로 전해졌다. |
◆안철수硏 이례적 반응
상대적으로 승승장구하던 안철수연구소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9일 장중 사상최고가인 14만7000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이날 거래서의 조회공시 이후 4.27% 급락 마감했고 12일 개장직후에도 5% 가까이 빠졌었다. 하지만 오전 11시를 전후해 상승반전에 성공한 주가는 14만원대를 재탈환했다.
회사는 9일 주가급등에 따른 조회공시 답변에서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는 형식적인 답과 함께 “기업의 실적과 가치 이외의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은 주주들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회 공시에 대한 답변으로 회사가 직접 ‘투자주의’를 당부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는 게 증권가의 반응이다. 최근 테마주 논란으로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 영향줄까” 조심스러운 당국
앞서 7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 대비해 필요시 ‘정치인테마주’ 단속을 위한 특별조사팀을 가동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유력 정치인들의 입과 행보에 따라 관련 주가는 민감하게 요동쳤다. 사실상 단속 의지가 시장에 먹혀들지 않은 셈이다.
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사에 착수했을 때는 ‘요주의 종목’이 이미 수차례 급등을 거듭한 뒤라는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22일 “불공정거래 단서가 발견되는 테마주에 대해 우선적으로 조사 착수하겠다”며 대현, 솔고바이오, 안철수연구소 등을 언급했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결과는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금감원 측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완전히 입을 다문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라 어떤 것도 언급할 수 없다”며 “금감원과 한국거래소 해당 팀이 시장을 계속 스크린(감시) 하고 있다는 것 정도만 밝힐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시장 감시 요원은 각 기관 5명씩 총 10명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 편입된 테마는 270여개가 넘는다. 단속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