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투자비용과 인력 등을 이유로 그간 제약사들이 주체가 된 신약개발에 대형병원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더욱이 진료만으로 병원을 정상적으로 경영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병원들의 신약 시장 진출을 부채질 하고 있다.
지난 12일 경희의료원이 경희임상의학연구소를 설립해 공식적으로 신약개발을 연구한다고 밝혔다. 연세의료원은 19일 한국화약연구원과 의생명과학 관련 연구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하기로 발표했다.
경희임상의학연구소는 산하기관으로 천연물신약연구센터와 임상시험연구부, 각 질환별연구센터 등을 두고 임상시험의 조직적·과학적 수행과 함께 신약개발을 위한 모델림 및 시뮬레이션 기법을 동원해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연세의료원은 한국화약연구원과 협약을 체결해 공동연구 프로그램 개발 및 추진, 연구 인력의 교육 훈련 및 교류, 연구시설의 공동 이용 등의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골다공증, 당뇨·비만, 관절염 등 대사성 질환을 중심으로 공동연구를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화약연구원은 생명화학 연구분야에서 항암제, 감염성 질환, 대사성 질환 등 3대 분야의 신약개발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의료원은 이미 3년 전부터 결핵관련 연구를 연구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바 있어 이번 협약을 통해 더욱 긴밀한 연구가 진행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도 아산교육연구관을 두고 임상시험과 신약개발이란 목표에 매진하고 있다.
병원은 2년 전부터 연구관을 벤처기업에 임대해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해 MRSC 치료제와 당뇨병 후보물질, 자궁경부암 치료제 등을 공동 연구하고 있다.
연구관에는 총 11개 업체가 입주, 회사마다 몇 개씩의 연구과제를 해당 교수들과 진행해 나가고 있다.
아산교육연구관 관계자는 “업체들의 자본력과 인력, 기술을 위주로 교수들이 임상시험 경험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병원들의 참여에 벤처기업이나 병원측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업체들의 주도로 진행된 예전과 달리 병원과 교수들의 참여로 신약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의견과 분야별 업체들의 연구 실적에 교수들의 임상 경험이 더해져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병원으로서도 신약 개발을 통한 지적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어 새로운 경영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이 이런 추세를 반기는 이유다.
제약사들도 병원들의 신약개발 참여를 반기는 입장이다. 신약 후보물질을 찾을 때 정보력에서 제약사들 보다 낫다는 것이다.
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는 “많은 비용과 인력 수급을 문제로 병원에서 하기 힘든 신약개발을 업체를 통해 진행함으로써 국내 신약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