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내년 본격적인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에 앞서 삼성증권과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4개 증권사가 내주 월요일부터 헤지펀드 업무를 시작한다.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석동)는 9일 삼성증권,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기준 3조원 요건 등을 충족한 4개 증권사의 프라임 브로커(Prime Broker) 지위를 승인, 오는 12일부터 헤지펀드 관련 업무를 개시하도록 결정했다.
다만 자기자본 요건을 제외한 프라임브로커 요건을 갖춘 현대증권은 유상증자가 끝난 이후인 내달부터 업무를 개시하게 된다.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은 각각 유상증자를 통해 3조2144억원, 3조8042억원까지 자기자본을 늘렸고 우리투자증권은 6360억원, 한국투자증권은 7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을 각각 3조3300억원, 3조688억원 규모로 확대했다.
오는 29일 유상증자 완료 예정인 현대증권은 유증 후 3조1500억원의 자기자본을 확충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헤지펀드 업무 개시에 카운트다운만을 남긴 상태다.
현대증권을 제외한 이들 4개 증권사는 각각의 자산운용사와 손을 맞잡고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할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증권사는 서비스 제공으로 수익을 얻고 자산운용사는 신상품을 통해 형성된 유동성을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헤지펀드 운용에 가장 자신감을 비추는 업체는 우리투자증권이다. 고유자산(PI) 운용팀의 헤지펀드 운용으로 경험을 축적했다는 강점이 부각되며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운용, 신한BNP운용 등 가장 많은 6개 운용사가 헤지펀드 동반자로 우리투자증권을 선택했다.
또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둔 헤지펀드 운용사인 키아라를 통해 2008년부터 10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 중인 한국투자증권은 우리자산운용, 동양자산운용과 손을 잡았고 삼성증권은 하나UBS자산운용, 동양자산운용과 업무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금융그룹 계열사의 안정성을 등에 업은 대우증권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운용, 신한BNP운용과 업무 계약을 맺었으나 현대증권은 어느 자산운용사와도 헤지펀드 업무를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형 헤지펀드 전망과 관련해 각기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9일 한화증권 정보승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는 5억 이상을 헤지펀드에 가입해야 되고 재간접인 경우 1억 이상일 정도로 규모가 커 일반 자금이 헤지펀드에 유입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한국형 헤지펀드가 자리를 잡기까지 상당 기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 우다희 연구원도 "한국형 헤지펀드는 초기 실적 부재와 전문 인력 수급 차질 등으로 수요와 공급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어 단기간 성장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인 국내 금융시장이 헤지펀드 도입에 따라 다양성과 변화를 시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
자본시장연구원 김형태 원장은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은 시장 변동성을 줄이고 자본시장을 선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금융위의 이날 결정을 적극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