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 중 하나인 중국이 최근 3년여 만에 지급준비율 인하 조치를 단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지준율 인하 전망이 제기되면서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지준율 인하를 본격적인 긴축 완화의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아직 무리라며 완만한 정도의 긴축 완화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과거의 중국 지준율 패턴을 보면 방향성 전환 이후 상당 기간 지속됐다는 점에 의의를 둬야 한다며 완만한 긴축 완화 방향성 전환이 나타난 지금이 중국 수혜주에 관심을 가져볼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中 지준율 추가 인하 땐 긴축완화 '청신호'
인플레이션과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해부터 12차례나 지준율을 인상했던 중국이 드디어 긴축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조치가 지난 5일부터 공식 시행된 것.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이후 무려 35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인민은행은 지준율을 21.5%에서 21%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 이후 35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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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7일 중국의 경제부문 싱크탱크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거시경제연구원의 왕이밍(王一鳴) 상무부원장은 중국한국상회 주최 포럼을 통해 "기존 화폐 정책 기조의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라며 "몇 차례 더 지준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증권보 또한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유동성 확보에 나설 은행권은 인민은행의 추가 지준율 인하를 기다리고 있다"며 "수출 급감과 중소기업 자금난 등 경기둔화 악재가 이어져 내년 초까지 최대 4차례 추가 지준율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전일 제기된 중국의 경기급랭 차단을 위한 지준율 추가 인하 이슈의 경우 최근 지준율 인하와는 다른 성격이라며 내년 지준율이 몇 차례 더 낮아져 긴축 완화의 여파가 여실해질 경우 장기적으로는 국내 경기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원은 "중국의 지준율 인하는 당초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에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철강, 기계 등 기존 소외 업종 부활의 청신호가 돼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긴축 이슈 외 또 다른 호재는
이렇듯 미약하나마 중국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는 시점에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중국 수혜종목에 쏠리는 건 당연지사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철강과 건설기계 관련주에 주목하라고 권고한다. 최대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철강주는 긴축 완화와 중국 철강가격 반등이라는 상승 모멘텀을 보유해 왔다. 이 가운데 긴축 완화는 반영됐고 철강가격 반등 모멘텀만 작용하면 오름세를 제대로 탈 수 있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전망도 좋다. 중국 철강 가격과 유통재고는 12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긴축 완화 기대감도 높아진 만큼 이달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지준율 인하가 향후 중국의 부동산 경기연착륙에 지대한 역할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으며 중국정부가 내수경기 부양의 일환으로 인프라 확충의 강도를 높일 경우 건설기계부품의 수요 회복이 단기간 이뤄질 수 있다. 중국 시장은 우리나라 굴삭기 등 건설기계부품 시장의 40~6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8일 현대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지준율 인하의 직접적 수혜주로 동일금속, 우림기계, 대창단조, 수산중공업을 지목하며 "특히 중국에 굴삭기 부품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진성티이씨와 흥국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단언했다.
긴축 이슈 외에도 중국 관련주에 시선을 잡아끄는 요소는 또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에 따르면 우선 내년 중국 시장에서 해외 브랜드 간 가장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스마트폰 시장이다. 현재 중국시장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10%에 이르는 상태며, 일반적으로 전자기기 보급률이 10%에 도달한 이후부터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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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도시와 지방 인구 규모가 같아지며 도시화가 이뤄졌고 한국 총인구와 맞먹는 국민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달러 시대에 진입, 도시형 소비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도시화에 따른 교통 및 물류량 증가의 수혜는 당연히 타이어 업종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자동차 보급은 2007년부터 가속화했고 통상적인 타이어 교체시기인 5년이 경과함에 따라 내년부터 타이어 수요가 증가세를 보일 것이 분명하다.
아울러 도시화의 여파로 생활 여건이 좋아지면 자연스레 여행산업이 호조를 보이게 된다. 특히 올 상반기 중국인들이 최선호 해외여행지는 한국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 관광객 중 32.3%가 1000달러 이상을 소비했다.
토러스투자증권 이원선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인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산 쇼핑품목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화장품, 한약재, 의류 순"이라며 대표적인 중국 수혜주로 삼성전자, 한국타이어, 제닉, 파라다이스, 호텔신라 등을 꼽았다.
또 이 센터장은 "현재 차이나 수혜 포트폴리오의 12개월 Fwd 주가수익비율(PER)은 10.8배 수준이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Korea PER 대비 20%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올해 중 가장 낮은 수치로 밸류에이션(가치대비 주가수준) 부담이 완화된 것을 의미한다"며 중국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