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세대(2G) 서비스 중단을 선언한 KT가 여론의 역풍은 물론 법원에도 된서리를 맞았다. 3분기 실적악화에 돌발악재까지 겹쳐 당장 주가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추가심리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쟁사인 SKT와 LG U플러스는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당초 KT는 8일 자정을 기해 2G 서비스를 중단하고 LTE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법원이 전날 “KT의 2G 서비스를 종료해서는 안 된다”며 KT 가입자 900여명이 낸 방송통신위원회 결정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KT는 항고심이나 본안 재판에서 이기지 않는 한 2G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증권가는 이번 결정으로 KT의 네트워크 경쟁력 약화 우려가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추가적인 비용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KT가 2G 서비스 종료를 위해 4분기 800억원 정도의 예산을 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KT는 2G 가입자를 설득하기 위한 별도의 마케팅을 집행해야할 상황이다. 적어도 예상치보다 많은 지출이 필요해졌다는 얘기다. 더 급한 것은 단기적인 투자심리 악화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유진투자증권 김동준 연구원은 “법원의 예상치 못한 결정으로 KT의 LTE 상용화 일정이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며 “경쟁사보다 서비스 시점이 늦어진다는 점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방통위가 결정문 검투 후 즉시 항고하겠다고 밝혔지만 최종적으로 결론이 나올 때까지는 최소 수주일에서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4G LTE 상용화를 예상했던 투자자들의 단기 투자심리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장기적으로 이번 결정에 따른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지난 10~11월 번호이동가입자 시장에서 KT만 오히려 2개월 연속 가입자 순증을 기록한데다 연말 고배당 매력까지 더해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투자의견은 ‘BUY’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강지훈 연구원은 “경쟁사와의 LTE 서비스 격차를 줄이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당분간 LTE가 빠진 상태로 제한적인 마케팅을 해야 한다”며 “기존 KT 네트워크의 강점이 훼손될 위험이 있는 가운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LTE 경쟁 완화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T의 3분기 매출은 4조7050억원으로 2분기 대비 11.7%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4040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3.4%, 작년 동기보다 14.0% 쪼그라들었다. 기본료 인하를 반영하는 4분기에는 추가적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KT 주가는 8일 개장 직후인 오전 9시5분 현재 전일대비 1.85% 하락한 3만7150원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