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운송업에 종사하는 송씨(54세, 남)는 20대부터 무거운 물건을 나르고 장시간 운전으로 늘 피곤했다. 다행이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동년배 중에는 척추질환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았으나, 자신은 별 탈 없이 몇 년 전 관리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던 중 갑자기 허리통증이 심해져 오랫동안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로 아팠다. 병원 진단 결과 송씨는 척추분리증이 진행돼 척추전방전위증으로 발전한 상태였다.
척추분리증은 척추 마디와 마디를 연결하는 고리가 끊어진 상태이다. 주로 요추 4,5번 마디를 연결하는 부분에 결손이 생겨 척추 뼈마디가 앞뒤로 따로 움직이면서 척추가 불안정해진다. 선척적으로 척추 뼈가 기형이거나 발육부진인 경우 발생하기도 하지만, 주로 반복된 동작으로 인한 외상의 축적 및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로, 허리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선수나 허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10~20대 발병률이 늘어나는 추세로, 잘못된 자세와 과도한 운동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척추분리증은 자각증상이 없어 초기 발견이 힘들다. 젊었을 때는 아무 증상이 없다가 중년 이후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고 척추 변형이 일어나면서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송씨 역시 30대 초반 물건을 운송하다 허리를 다친 적이 있었는데, 뒤로 젖혔을 때는 통증이 있다가 바로 하면 없어지는 정도였고, 시간이 지나자 그마저도 사라져 간단한 근육통이겠거니 잊고 지나갔다고 했다. 이처럼 운동 중 부상이나 외상으로 허리에 일시적인 통증이 있더라도 시간이 지나 괜찮아지면 방치하기 마련인데, 척추분리증은 간단한 X-ray 촬영으로 진단이 가능한 만큼 허리 외상 후 안정을 취하여 통증이 호전되더라도 병원에 내원해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이렇게 척추분리증이 발견된 경우에는 수술적인 방법보다 물리치료로 근육을 강화해 안정성이 떨어지는 척추뼈를 제대로 잡아주는 치료를 중심으로 시행한다. 척추에 생긴 골절은 다른 부위 골절과 다르게 깁스를 하거나 안정을 취해도 저절로 붙기 힘들다. 골절된 부분에 살이 들어차면서 뼈의 유합을 막기 때문이다. 심하게 금이 간 상태라도 근육이 받쳐주면 수술적 치료 없이도 평생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다. 지속적으로 운동치료 및 물리치료를 받아 허리 근육이 단단해 분리된 뼈를 고정시켜 어긋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척추분리증이 있는 경우 외부에 충격에 상당히 취약하다.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가 빨라질뿐더러 척추 뼈 윗부분이 앞으로 미끄러지는 척추전방전위증이나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는 척추관 협착증으로 발전하기도 쉽다. 척추분리증의 대표적인 후유증인 전방전위증은 분리된 척추의 윗뼈가 앞쪽으로 미끄러지면서 척추가 전위되는 변형이다. 우리 몸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척추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무게를 받치고 있기 때문에 분리된 부분에 변형이 일어나기 쉽다.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이행되면 본격적인 통증이 발생한다. 미끄러진 뼈가 척추관을 압박하거나 떨어져나온 뼈조각이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요통은 물론 하지가 저린 좌골신경통으로 발현된다. 이 경우에도 우선적으로는 골절부위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비수술적인 요법을 시행한다. 단, 척추뼈가 미끄러진 정도나 불안정성이 큰 경우 뼈를 유합시키는 수술이나 척추고정술, 미끄러진 뼈의 일부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눌린 신경을 풀어주고 척추 뼈를 고정할 수 있다.
모르고 병을 키운다는 말이 있다. 이런 허리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허리에 무리가 가는 습관을 피하고 외상을 입거나 통증이 있으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것을 권한다. 또한 걷기, 자전거타기, 수영 등 허리 근력을 강화시켜주는 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좋다.
![]() |
||
부평 힘찬병원 백경일 과장(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