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광주시립합창단 단원들이 차기 지휘자로 내정된 이모(여 40)씨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예술적 기량 미달과 내정 절차’ 등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시는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시립합창단 지휘자에 현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인 이씨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11월 22일 시립합창단 지휘자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광주광역시립단체 총단장인 행정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한 자문위원회를 29일 개최하고, 이씨를 추천해 내정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립합창단노조(지부장 홍명식) 등 단원 40여명은 30일 시청을 항의방문하고 이씨가 지휘전공을 하지 않았고, 프로합창단 지휘경험이 전무하며 검증되지 않은 지휘자 선임에 따른 절차상 문제 등을 지적했다.
◆노조 등 단원 40여명 시청 항의방문 탄원서 제출
1일 광주시와 합창단노조에 따르면 이들은 차기 지휘자를 특별전형하기로 지난달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최종 결선에 오른 후보는 이씨를 포함한 5명으로 압축됐다.
이들 중 A씨는 지난 1999년 2월부터 2000년 12월까지 광주시립합창단 제3대 지휘자를 역임한 인물이다. 또 국제합창대회심사위원으로 활동한바 있으며 수도권 모 대학에서 합창지휘를 강의 중이다.
B씨는 미국에서 합창지휘 박사과정을 거쳤으며 현재 서울에서 성인합창단을 지휘 중이다. 또 광주시립합창단의 객원지휘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C씨는 지역 음악과교수 출신으로 현재 수도권 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는 한편, 수도권 음대교수로 재직 중이다.
D씨는 현 광주시립합창단 부지휘자로 추천을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정된 이씨는 지역의 성악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음악대학원을 졸업했다. LIST FERENC ACADEMY OF MUSIC (합창지휘)를 연수했다. 또 광주시립합창단 상임단원과 광주평화방송 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했다.
홍명식 노조지부장은 “이들의 경력을 비교했을 때 누가 검증된 지휘자임은 자명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또 “역대 지휘자들의 프로필을 비교해 보면 내정 절차에 문제가 있음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단원들도 “이씨의 기획력은 인정하지만 성악을 전공하고 직업으로 활동하고 있는 48명의 단원들을 지휘하기 위해서는 지휘자의 필수 자격은 갖추어야 하며, 전공·경험 ·능력·음악적 수준 등에서 단원들을 압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공연사업과 관계자는 “지휘자 내정은 자문위원회가 최종 평가해 이씨가 1위를 했다”며 “평가기준은 자문위원회의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또 이씨의 자격과 내정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지금은 TV(남자의 자격) 등을 통해 합창이 유행하고 있으며 시대에 맞게 변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립합창단은 지난 35년간 무대에 입장해서 단 위에 서서만 공연하고 있다.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합창공연 문화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자의 자격’처럼 무대에서 뛰고, 춤도 춰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나는 서울에서 공연계에서 연출을 담당했다”면서 “이 내정자의 공연프로그램과 질은 매우 높다. 서울에서도 공연할 계획이다”고 강조 했다.
◆직업 예술가-음악 애호가 차이 분간 못해
이에 대해 홍명식 노조지부장은 “강 과장의 발언은 예술가는 자격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명확한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지만, 직업 예술가와 음악 애호가의 차이와 역할조차 분간하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합창단 지휘자에 내정된 이씨는 “나는 27살에 지휘를 시작했고 39살에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에 임명됐다. 또 2006년 세계합창올림픽 예선부터 참가해 금메달 수상과 2008년 그랑프리를 수상 했다”며 경력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자신다.
이씨는 이어 “광주시 자문위원회가 왜 날 선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다. 이 것(현재 상황)도 업무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시립합창단 차기 지휘자가 내정됨에 따라 신원조회 절차 등이 마치는 대로 임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