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글로벌 대형호재에 12월 첫 날 코스피 시장에 불이 붙었다. 1일 코스피 지수는 무려 전일대비 68.67포인트(3.72%) 급등한 1916.18를 기록했다. 2009년 1월28일 이후 처음으로 급등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투자자들은 그간의 억눌렸던 심리에서 벗어나 한풀이하듯 매매에 뛰어들었다.
◆“전혀 생각지 못한 글로벌 공조 성사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1시42분 코스피200선물 최근 월물이 전일 종가 240.85에서 252.95로 12.19포인트(5.02%) 치솟은 상황이 1분간 지속되자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이 정지되는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급등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지난 2009년 1월28일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에는 4번의 급락 사이드카만 발동됐다. 현물보다 선물시장이 더 큰 탄력을 받은 셈이다.
호재는 지난 밤 세계 곳곳에서 날아들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캐나다, 일본, 스위스 중앙은행들이 달러 스왑 계약을 체결하고 금융사에 공급하는 달러 대출 금리를 0.5% 낮추기로 합의했다. 달러 유동성이 확보됐고 중국이 지급준비율 인하를 선언했고 브라질도 금리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세계 각국이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공조에 동참하자 전문가들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훈 투자전략팀장은 “지구를 한 바퀴 돌아 갖가지 호재가 전해졌다"며 "선진국들이 공조에 나서면서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시장분석팀장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형태의 글로벌 공조”라며 “이번 조치로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확보됐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 밤 미국 등 세계 증시가 급등하며 장시작과 동시에 1900선을 회복했다. 지수 상승을 이끈 원동력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수였다. 외국인은 3거래일째 ‘바이(Buy)’를 외치며 6338억원어치를 쓸어 담았고 그간 소극적인 매수우위를 보였던 기관도 1조1049을 사들이며 지수를 쌍끌이 했다. 반면 개인은 급등장에 맞춰 1조6881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워 차익실현에 나섰다.
◆“중소테마주보다 대형주 중심 전략 유효”
업종별로는 대부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증권업종이 8.42% 급등했고 철강금속과 전기전자업종이 각각 6%, 5%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화학, 제조업도 4%대 상승했으며 반면 음식료업과 전기가스업은 소폭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서는 한국전력이 1%대 하락을 보인 것을 제외하고 대부분 올랐다. 삼성전자가 6.97% 급등해 107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중공업과 포스코가 각각 6%, 5%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LG화학도 7%이상 치솟았다.
반면 NHN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될 수 있다는 관측에 성장성 우려가 제기되며 8.47% 주저앉았다.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영곤 차장은 “대외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자금의 유입이 확산되고 있다”며 “최근 증시 하락에 따른 반등이 시도되고 있는 만큼 실적이 좋은 단기 낙폭과대 종목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테마주 성격의 중소형주 보다는 낙폭이 컸던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수급적 측면에서 외국인의 현, 선물에서 모두 순매수로 돌아선 만큼 외국인 매수가 집중되고 있는 업종으로의 대응 전략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9개 등 634개 종목이 올랐다. 하락종목은 하한가 3개 등 215개였다. 53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안철수硏 테마 생명 다했나…하한가 직행
코스닥 지수 역시 4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500선 탈환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3.52포인트 오른 496.33으로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 504.26까지 치솟았던 지수는 개장 1시간여 만에 차익 매물에 밀려 낙폭이 줄어들었다.
개인은 나홀로 매수에 나서 605억2700만원어치를 사들여 이틀 째 사자를 이어갔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01억1300만원, 25억1700만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혼조세 속에 희비가 엇갈렸다. ‘대장주’ 셀트리온은 2.34% 올랐으며 메디포스트도 7%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반도체도 그간의 하락세를 벗어나 3.90% 올랐고 포스코켐텍과 SK브로드밴드, OCI머티리얼즈도 소폭 오름세를 기록했다.
반면 안철수연구소는 이날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총선 출마 부인선언 직후 급락해 하한가까지 주저앉았다.
이날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전일대비 무려 14.92% 내린 9만8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 안 원장의 강남 출마설이 일부 매체를 통해 보도되자 안철수연구소는 장 시작과 동시에 급등, 장중 13.27%나 치솟았다. 그러나 오전 11시30분경 안 원장이 신당창당설과 강남 출마설을 공식 부인하자 주가는 무섭게 빠지기 시작했다.
안 원장은 판교 회사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신당 창당설, 강남 출마설 등 소문이 많은데 그럴 생각은 조금도 없다”며 “지금 학교 일, 재단 설립 일만해도 바빠 다른 일에 한 눈 팔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출판·매체복제분야가 4.02% 올라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오락·문화 업종도 3%대 올랐다. 그밖에 운송, 비금속, 종이목재, 제약업종도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안철수연구소의 급락 영향으로 인터넷과 소프트웨어업종은 3% 이상 급락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14개 종목과 640개 종목이 올랐다. 반면 하한가 10개 종목과 308개 종목이 하락했다. 88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6.90원 내린 1126.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