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기자 기자 2011.12.01 11:27:59
[프라임경제]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이하 CSR)’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일고 있다. 기업에게 필수요인으로 CSR이 떠오르면서 경제계의 화두가 되는 것.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 기업들은 CSR을 단순 ‘기부’나 ‘봉사활동’으로 간주한다. 이미 기업생태계는 단기 이윤추구를 위한 시장경쟁에서 기여를 통한 사회와의 동반성장으로 변모하는 것이 현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소극적 해석에 머무는 국내 기업의 CSR. 기업의 ‘존재 의의’를 사회적 책임에 기초한 ‘CSR 풀뿌리 경영’ 시대 개막의 현주소에 대해 살펴봤다.
최근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자본주의가 금융위기, 월가시위 등을 겪으며 변곡점에 왔다는 평가가 대두됐다. 초기 ‘자유방임주의’였던 자본주의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정부 개입이 요구됐고 1980년대 이후에는 자유 시장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로 발전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의 금융위기는 자본주의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던지는 계기를 마련한다. 바로 자본에 사회적 책임까지 더한 ‘신자본주의’로 발전한 것.
신자본주의는 사회 및 환경문제 해결과 관련, 정부와 기업을 중요 주체로 부각시켰다. 기업 경영 패러다임은 단순 기부에서 전략적 사회공헌으로 바뀌었고, 이에 따라 CSR은 기업에게 부담이 아닌 기회이며,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현재 기업경영은 △투명성이 요구되고, △소비자 참여가 활발해지며, △녹색성장이 경제 중심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기업지속가능성에 있어 사회적 책임이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을 구축하는 핵심요소로 점차 부각되는 것이다.
◆CSR 활동 영역
CSR은 기업의 근본 경영 가치인 계속경영(지속적인 존속)을 위해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1차원적 경영과 더불어 법령과 윤리를 준수하고 기업 이해 관계자 요구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책임 있는 활동을 말한다.
따라서 CSR은 일반적으로 △경제적인 책임으로 이윤 극대화와 고용 창출, △법적인 책임으로 회계의 투명성 성실한 세금 납부, 소비자의 권익 보호, △윤리적인 책임으로 환경·윤리 경영, 제품 안전, 여성‧현지인‧소수 인종에 대한 공정한 대우, △자선적인 책임으로 사회 공헌 활동 또는 자선‧교육‧문화‧체육 활동 등에 대한 기업의 지원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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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GC는 현재 전 세계 130여개 이상 국가, 7700여 회원들로 이뤄졌고 국내에서는 지난 2007년 9월 발족한 한국협회가 심포지엄, 워크숍, 컨퍼런스 개최 등을 통해 국내 기업 CSR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
이 협약은 강제규약은 아니지만 노동, 인권, 환경, 반부패 등 4개의 큰 주제 아래 10개 원칙의 구체적 이행사례를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하기에 엄격한 자기규제 및 관리가 필요하다.
UNGC는 현재 전 세계 130여개 이상 국가, 7700여 회원들로 이뤄졌고 국내에서는 지난 2007년 9월 발족한 한국협회가 심포지엄, 워크숍, 컨퍼런스 개최 등을 통해 국내 기업 CSR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UNGC 한국협회는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국내 최초의 대규모 CSR 국제회의를 개최하며 국내 기업들의 CSR 확산 모멘텀을 제공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 CSR은 여전히 초보단계…멀고도 험한길?
오늘날 기업은 국가의 발전과 경제 구조를 좌우할 만큼 대규모화됐고, 기업 활동의 사회 영향 역시 커졌다. 기업의 책임도 상대적으로 증대됐다. 이에 따라 기업의 생태계는 단기적인 이윤만 추구하려 했던 시장경쟁으로의 집중에서 기여를 통한 사회 공생 발전으로 변화될 것을 요구받는 것이 현 추세다. 즉 ‘착한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CSR은 여전히 생소하다.
유엔글로벌 콤팩트의 한국협회 회장 겸 홈플러스 그룹 이승한 회장은 지난 22일 CSR 국제회의 개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기업 CSR은 초보단계”라고 안타까워하며 “매출 성장만 올리려는 환경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가고자 하는 기업 생태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해외의 CSR의 성공 사례는 흔히 접할 수 있다.
영국의 바디숍 인터내셔널은 동물실험금지를 모토삼아 주가를 올렸고, 일본의 유통업체 이온은 안전과 환경을 배려하는 물품을 생산해 이윤을 남겼다. 도요타는 친환경적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로 매출을 올렸고, 제너럴 일렉트릭은 친환경적 상상력을 모토로 국제환경 규제를 지키면서도 고성장을 달성했다.
◆홈플러스, 유통업 특성에 맞는 친환경 전략으로 CO₂절감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은 “사회공헌활동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며 “사회공헌활동의 핵심 경쟁력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결정할 것”을 주문했다. 기업에 있어 각 업의 개념과 특성 맞는 가치 설정이 최우선이라는 것.
홈플러스가 CSR의 일환으로 펼친 정책은 친환경 경영 전략. 홈플러스는 유통산업의 CSR 기회로 ‘유통이 반환경적 사업’이라는 말을 뒤집어 ‘환경적인 사업’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따라서 현재 이산화탄소 75%가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홈플러스는 일평균 150만명(연 5억5000만명)이 방문하는 매장에 69가지 이니셔티브를 적용한 ‘그린스토어’를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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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한 회장은 기업에 있어 최우선은 각 업의 개념과 특성 맞는 가치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
이 회장은 “자기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찾아 전략적인 접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펼친다면 주주와의 이해상충 문제들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상품이 350개를 넘어서는 등 상품경쟁력 있을 뿐 아니라 K-pop, 한류 등에서 경험했듯이 세계 톱 클래스 수준을 달성하는 저력을 갖고 있다”며 “시대적 환경이 CSR을 하지 않으면 존경받거나 성장하기 힘들게 됐다. 국내 기업이 좋은 CSR 전략을 짜고 더 나은 시스템을 갖춘다면 사회공헌활동도 세계를 선도하는 최고 수준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