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싱가포르, 작은 섬나라가 금융 중심지로 부각된 것은 경탄할 만한 기적이다. 특히 과거에는 물류 등 실물 경제면에서 '무역 중개항'으로 부각돼 왔다면, 근래에는 특히 '금융 허브 국가'로서 부존자원이 없는 한국이 나갈 바를 보여주고 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한국계 기업은 물론 세계 각국의 유수한 기업들이 진출해 국제적인 비즈니스센터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 같은 피 튀기는 전장에서 외환은행은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진출 은행 지점 중 가장 다채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1973년 국내 은행으로서는 처음 싱가포르에 상륙했다. 그만큼 현지에서 한국 은행의 현지 진출사에서 맏형격인 외환은행 싱가포르 지점이 갖는 위상은 대단하다.
"외환은행 싱가포르지점은 1973년 한국계 은행으로서는 최초로 설립됐다. 그 동안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과 다수의 교민들에게 특수성을 인정받으며 동남아시아의 센터 지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외환은행 정우영 싱가포르 지점장의 어투에서 강한 자신감이 배어 나온다.
◆'지주 소속' 아닌 점은 한계, '도매은행 자격 선점'이 무기
외환은행은 금융지주사 산하 은행이 아니기 때문에 증권, 보험업무 등 비은행 업무에서 협력하고 수행할 수 있는 분야가 없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현지 금융감독(MAS) 당국의 규제가 다양하고 엄격한 국가인 만큼, 업무추진 및 영업 확장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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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금융가인 래플즈 플레이스(Raffles Place)에 위치한 외환은행 싱가포르 지점 사무실 전경. |
하지만 도매은행(Wholesale Bank) 허가를 통해 업무 수행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영업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실제 도매은행 허가를 받은 은행은 역외금융(ACU, Asian Currency Unit) 뿐만 아니라 역내금융(Domestic Banking Unit)도 가능하여 싱가포르 달러화로 이루어지는 지로 업무, 수표발행 업무 등 카드 업무를 제외한 모든 리테일 업무수행을 할 수 있다.
정 지점장은 "은행 규모, 점포 수 및 카드 업무 불가 등의 제약 조건 때문에 현지 은행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것은 어려우나 한국으로의 빠른 송금 등 한국 관련 비즈니스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영업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즉, 현지 교민과 현지 진출한 한국계 기업 및 주재원들에게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인 것.
◆현지 진출 한국 건설사, 상사 고객군 확보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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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정우영 싱가포르 지점장. |
정 지점장은 "현대건설, 삼성건설, 대림산업, SK 건설 및 특수건설 등이 저희의 고객이다. 이 기업들은 주로 건설 프로젝트 지급보증 및 송금업무 등의 거래를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한국계 건설 회사들은 싱가포르의 주요 빌딩, 도로 및 지하철 공사들을 대부분 수주하여 마리나베이샌즈호텔, Sun Tec City Mall 등 많은 랜드마크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뿐만 아니라 종합상사, 정유 및 석유화학 업체들도 외환은행의 주요 고객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개인고객으로서는 현지 교민 및 주재원도 거래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런 한국 기업 현지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100% 수행하는 데에만 만족하지 않고, 정 지점장은 글로벌 포부도 밝힌다. 단순히 460만여 국민이 있는 싱가포르에서 안주할 것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역에 있는 외환은행 글로벌 지점의 활성화하고 지점도 더 늘려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한다.
"외환은행이 진출해 있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제외한 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에 소재한 한국계 기업 및 교민들에게 송금, 예금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있다. 머지않아 그 대상이 확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