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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금호에 또다시 ‘골프협회장 악몽’

전훈식 기자 기자  2011.11.25 15: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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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 회장들 중 상당수가 각종 스포츠 협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룹 이미지 향상을 위해 행하고 있는 이러한 활동은 특히 스포츠 분야에도 돋보이고 있는데요, 최근 국내 골프협회장들이 수난을 겪는 해프닝이 발생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최근 ‘2015년 프레지던츠컵 한국 개최’라는, 한국 골프계에 커다란 선물을 안겨준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최근 속내가 좌불안석일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습니다. 박 회장이 임기만료를 앞둔 한국프로골프협회(이하 KPGA) 회장이기 때문이라는데요, 의아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는 향간에 떠돌고 있는 ‘골프협회장의 악몽’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 2004년 추대 형식으로 KPGA 수장으로 취임한 박 회장은 임기가 끝난 2007년 말 ‘그룹 경영의 이유로 돌연 사퇴한 바 있습니다 물론 불과 3개월 이후, 협회 측의 요청으로 연임을 했지만 말입니다. 

그 후 1년 후, 박 회장의 동생 박찬구 회장이 기존 지분 균등 원칙을 깨뜨리면서 ‘금호家 형제의 난’이 발발했죠. 오너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으며, 아직까지 예전의 모습을 차지 못하고 있습니다(이를 빌미로 박찬구와 박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죠).

최근 핫 이슈 중 하나인 하이마트 경영권 다툼 역시 ‘골프협회장의 악몽’이라는 소문이 무성합니다.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하이마트 선종구 회장이 악몽의 주인공입니다.

2009년 3월, 정기총회를 통해 제10대 KLPGA 회장에 추대된 선 회장은 임기 중에 △대회 상금 증액 △투어 활성화 △선수 복지 신장 등 내적 및 외적인 성장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공동대표 선임 건으로 야기된 감정싸움으로 시작된 상당수 이사진과의 대립이 위험수위를 넘어서면서, 선 회장은 임기 1년을 남겨둔 지난 3월 KLPGA 수장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약 8개월이 못 지난 지금, 선 회장의 하이마트가 대주주 유진그룹과 정면충돌하고 있습니다. 선 회장이 ‘유진그룹의 경영권 개입’ 내용의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돌리면서 양측 갈등이 외부로 노출됐고, 유진그룹이 이에 대응해 ‘회장 교체 카드’를 꺼내 들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 됐죠. 

물론 철회했지만, 하이마트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전국 304개점 동시 휴업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어떻게 해결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이 문제를 두고 ‘골프협회장의 악몽’이라는 소문에 왠지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또 워크아웃 졸업과 함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금호 박삼구 회장이 이 사태를 단순한 ‘강 넘어 불구경’하는 눈빛은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