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이자 미국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 포스트의 이사 '워런 버핏'의 행보는 언제나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잡아끈다. '가치투자의 달인' 또는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며 개인투자자들의 우상으로 여겨지는 버핏이 이번에는 신규 투자처로 일본을 지목했다.
지난 21일 일본 후쿠시마 이와키 근처 공장을 방문한 그는 "90억달러를 들인 루브리졸보다 더 큰 거래를 할 수 있고 마땅한 대상이 있으면 최대 100억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며 "일본에서 대규모 투자기회를 찾고 있으며 합병보다는 인수를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그의 최근 행보는 일본 경제통상정책의 실질 수립자인 에다노 유키오 경제산업상이 24일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일본 경제전망과 대조되는 양상인 만큼 더욱 눈길을 끈다.
에다노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그리스 위기는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일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하며 일본의 재무상황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S&P 싱가포르의 국가신용등급 부문 책임자인 오가와 다키히라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등급 하향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며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일단 상당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버핏이 일본이라는 국가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새로운 인수합병(M&A) 이슈와 투자분야 개척에 주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버핏은 일본 방문 때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조건만 맞으면 일본을 포함해 어디서든 당장이라도 인수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며 "높은 투자 가치를 창출하는 저렴한 가격의 투자를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금융업종 투자에 열을 올리던 버핏은 올 3월 이후 9월말까지 2억달러의 인텔 주식(930만주)과 전체 지분의 5.5%, 107억달러(12조원가량)에 달하는 IBM 주식을 매입하며 기존과 다른 투자패턴을 보였다.
기존까지 그는 "확실히 알지 못하는 분야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IT분야 투자를 꺼려왔다. 아울러 버핏은 올해 3분기 유통 및 제조업종도 투자대상에 포함시키며 이례적인 투자 양상을 나타냈다.
버핏의 행보가 일본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버핏은 싼 종목이 아닌 저평가 종목에 장기 투자해 세계적 거부 반열에 올랐다"며 "동일본 대지진과 최근 올림푸스 분식회계 등의 리스크에도 버핏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일본에 대한 신뢰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의 말처럼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며 유로존 전체를 싸잡아 비판했던 버핏은 일본 방문 특별회견에서 "일본의 업체들이 저평가되고 있지만 경쟁체제를 유지하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비록 엔고가 일본 제조업계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지만 일본 경제의 치명적 악재는 아니다"라며 "일본 상황은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