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본여행님, 안녕하세요?
‘요코소 재팬(일본에 어서 오세요)’ 바람몰이가 쉽지 않은 요즈음입니다. 지난 번 동북부 대지진과 그로 인한 방사능 누출 사고로 인한 해외 관광객 격감 여파가 아직 모두 가라앉지 않았을 텐데, 오늘 아침 ‘후쿠시마 진도 6’ 속보가 상처에 소금을 더했으니 노고가 더욱 크실 줄 믿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외국인들 특히 한국인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려 노력하는 일본여행 귀사 앞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다만 오늘 이렇게 글월을 드림은, 한국시장에 대한 기본적 이해에 일부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되어서입니다. 향후 마케팅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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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등은 '한국 블로거'를 대상으로 규슈 여행 초청 이벤트를 기획했다. 하지만 막상 집행 단계에서는 한국 블로거와 네이버 블로거를 동일시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
이 이벤트의 당첨자가 발표된 오늘(24일)은 그간 경과와 진행에 많은 오해와 잡음이 있었음을 전하기에 가장 적당한 날이 아닌가 합니다. 유종의 미라고 하지요.
이 이벤트는 한국인들이 열광하는 블로그 문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저로서는 그 블로그 문화와 상업적 연결 고리를 간파해 낸 점도 놀랍습니다. 파워블로거의 상업화 경향은 한국인 스스로는 근자에나 인지하게 된 면인데, 파워블로그(블로거)를 홍보에 적극적으로 중심에 세우자는 발상을 외국인들이 해 낸 점만큼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다만, 효율 극대화라는 측면을 강조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일부 실수가 큰 오류를 만들지 않았나 합니다. 군더더기를 쳐 내다 살마저 발라냈다고 할까요.
우선 이 이벤트는 기획 단계부터 한국 블로거를 대상으로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네이버 블로거로서 △블로그 이웃 2000명 이상 토탈방문자수 50만명 이상에 해당하는 △여행·철도·요리 등 여러 분야 블로거들을 선발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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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 지역 관광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려는 취지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일부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내리게 된 규슈 운수국의 한국 블로거 이벤트. |
아울러, 행여 이렇게 생각을 했다고 하면 향후에는 이를 재고해 보기 바랍니다. 우리 한국에서는 모두들 알고는 있지만 입 밖으로는 내지 않는 사실이 있습니다. 아니, 근래엔 물론 이게 좀 퇴색한 것 같기도 합니다. 요새 한국인들은 천박한 면을 때로 당당히 과시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그걸 남에게 간파당하고 이용당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걸 ‘염치’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1등인 네이버 길목만 틀어쥐면 된다는 투로 저렇게 당당하게 말하는 건 대단하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시쳇말로 좀 저렴해 보입니다.
두 번째, 파워 블로거를 틀어쥐자고 생각한 총론은 맞았을지 모르나, 선정 방법은 전면적으로 옳다고 보기 어렵고 더욱이 그 방법을 통해 효과를 얻어내기 힘든 시기를 골랐습니다.
블로그 같은 소셜 네트워크(근래에는 트위터 등이 더 활발히 부각되긴 합니다만)의 영향력은 물론 게시물수, 방문자수와 리플 등을 통해 드러나기도 하지만 단순히 잡아내기 어려운 감이 있습니다.
이건 비단 한국 사회에서만 새삼 인지되어 논의가 시작된 것이 아니고, 인터넷 문화 뿌리가 깊고 발달된 미국 등에서도 벌써 이야기되기 시작한 부분입니다. 영향력과 파급력 등 공신력 문제를 나름대로 정밀 분석하는 사이트(http://bloglevel.edelman.com/)들도 이미 마련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이왕 공신력이나 전파력이 방문자수나 블로그 이웃 등으로만 대변되지 않고 다른 계산식이 있음을 이야기했으니, 네이버 파워 블로거와 다른 사이트들의 유명 블로거들의 공신력에 큰 차이가 없음을 한 번 설명해 보겠습니다. 근래 자기 영향력을 과시해 상업적 이익을 얻은 유명 블로거들이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과태료 등 당국 제재를 받은 바 있습니다.
그 중심에 섰던 블로그 중 하나인(더욱이 일본여행에서 그렇게 좋아하는 네이버 기반인) ‘베이로즈의 작은 부엌(http://blog.naver.com/jheui13/)’은 오늘 오후 1시 기준으로 5982만252명의 누적방문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른 요리 등 식도락 관련 ‘다인의 편의점 이것저것’을 비교해 보겠습니다(http://totheno1.egloos.com/). 이 블로그는 이번 이벤트에서는 고려 대상에 끼지도 못한 이글루스라는 블로그 서비스 사이트 기반으로, 1533만8023명의 누적방문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분석 사이트를 돌려보면 파급 효과면에서 오히려 누적방문자수 1/3 가량인 후자의 블로그가 더 우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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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블로그 문화는 방문자수 단순비교 중심, 네이버 중심에서 다원화된 평가 요소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방문자수와 파급력 등 공신도가 정비례하지 않기도 한다. 사진은 방문자수 관련 자료 사진(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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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블로그 문화는 방문자수 단순비교 중심, 네이버 중심에서 다원화된 평가 요소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방문자수와 파급력 등 공신도가 정비례하지 않기도 한다. 사진은 방문자수 관련 자료 사진(2). |
친목놀이 성격이 강한 이웃블로거 숫자를 지표로 택한 게 문제가 많음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그러려면 차라리 ‘싸이월드’를 공략했어야지라는 한 마디는 꼭 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이번에 상업적 블로거들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은 상황이고 네이버 역시 유입자수 관리 때문에 이들 일부 파워블로‘거지’들을 강력히 규제하는 데 미온적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미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이런 네이버 밖에 못 보고 네이버 블로거가 대한민국 블로거라고 강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울러, 중심지이거나 문화의 본향인 도쿄나 교토, 나라 혹은 설경이 아름다워 지금 계절로서는 경쟁력이 가장 높은 훗카이도도 아니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지역인 규슈에 초점을 둬 진행하는 이번 이벤트의 성격에 시선을 둬 봅니다. 그런 이벤트에서조차, 한국은 네이버(의 유력한 블로거들)만 잡고 흔들면 홍보효과는 배가된다는 1등주의가 감염돼 있는 점은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세상에 이건 거의 회사 입사지원서에 대놓고 스카이(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세칭 명문대 세 곳을 약칭하는 말) 출신만 지원하라고 적혀 있는 격”이라는 비판을 받는 게 편할 리는 없겠지요? 굳이 ‘혼네’는 그랬어도 ‘다테마에’로라도 네이버, 티스토리, 이글루스 등 한국의 블로그라면 제한 없음이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추진하는 한국 내 프로모션들에 성과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