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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 향한 걱정 ‘가격경쟁력은 무기 아니다’

서영준 기자 기자  2011.11.23 11: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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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비록 한나라당 단독 처리라는 모양새는 좋지 않지만 산업계는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과의 FTA 체결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경제영토’가 크게 확장됐음을 의미한다. 아직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중국·일본에 비해 시장선점 효과가 크다는 것 또한 중요한 대목이다. 

특히 2016년 관세 철폐로 자동차와 관련 부품업체들은 큰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쟁국으로 꼽히는 독일이나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에 비해 가격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어서다.

기자는 그러나 자동차 관련 산업이 단순히 가격경쟁력을 갖춘다고 해서 만사가 형통할 것이라 생각지 않는다. 산업이란 것은 언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지 모르고, 수요를 감당하는 소비자들의 선호도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자의 걱정은 현대기아차로 쏠린다. 현대기아차는 올 10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95만1411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하루가 다르게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최근 미국 조사전문 기관 JD파워의 신차품질평가 결과다. JD파워는 미국 내 신차 구입자 7만3000명을 대상으로 구입 직후 90일간의 고객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현대차는 11위, 기아차는 1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7위를 기록했던 현대차 순위가 4계단이나 하락한 것이다. 기아차의 품질 순위도 썩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지난 2009년 현대차가 JD파워 신차품질 조사에서 1위에 올랐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 같은 성적은 아쉬운 감이 있다. 더 이상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삼지 않겠다던 현대차가 아닌가.

   
때문에 현대차는 이번 FTA 비준안 통과로 예상되는 가격경쟁력 확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한다. 자동차는 품질이 최우선이다. 정몽구 회장의 경영철학이기도 하지만, 당연한 진리이기도 하다.

현대기아차는 토요타의 사례를 다시 한 번 곱씹어 봐야 한다. 2009년까지 토요타는  품질 면에서 최고의 자동차로 불렸다. 하지만 리콜사태 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 아닌 셈이다.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