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유통업은 FTA 반사이익 ‘상대적으로 낮아’

관세 차지하는 만큼만 가격인하 효과

전지현 기자 기자  2011.11.23 11:01:48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지난 22일 한미 FTA 체결로 인한 농·어업은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반면, 유통업종은 피해가 미비할 전망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15년간 총 12조6683억원 규모의 농·어업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농업 피해가 15년간 12조2252억원이었고 수산업 피해는 4431억원정도로 추산됐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미국산 쇠고기 등이 들어오면 한우 농가의 생산이 향후 10년간 2조6493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유통업의 경우 FTA체결로 인한 영향력은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자의 경우 미국산 쇠고기, 돼지고기를 비롯한 육류와 과일에 대한 수입 관세가 낮아지거나 철폐됨에 따라 향후 더 낮아진 가격에 미국산 농수산물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의 경우 이미 개방된 상품 분야가 많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것. 과일 등은 수입산 및 국내산이 겹치는 종류가 많지 않고, 축산물의 경우 이미 시작된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입상품에서 관세가 차지하는 만큼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만 발생할 뿐 폭넓은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다양한 해외소싱 등의 판로 확대 등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의 경우도 사실상 영향력이 적다. 사실상 국내 백화점의 경우 미국산 직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리바이스, 코치, 폴로, 뉴발란스 등 미국 패션 브랜드 등의 경우 가격이 다소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이마저도 직수입은 많지 않다.

발효가 즉시 시작되는 와인의 경우 역시 관세가 많이 낮아지는 만큼 큰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느끼는 시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들여온 물량만도 반년치가 확보됐다. 따라서 최소 3~4개월 정도 있어야 관세가 철폐된 가격의 와인을 들여올 수 있고 이때가 돼야 소비자는 가격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한미 FTA가 발효되면 칠레, 유럽산 등에 뒤쳐진 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은 국내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와인 업계는 FTA로 인해 미국 와인 수입가가 10% 가량 인하되고 수입량은 FTA 발효 첫해에만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일부 명품의 경우 비싼 가격대를 유지하는 전략을 고수하는 만큼만큼 관세 철폐분만큼 가격을 인하할 가능성이 적다.

그러나 화장품 업계는 한·미 FTA가 발효로 인해 시장 잠식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화장품협회는 한-EU FTA부터 국내 화장품 산업에 영향이 미쳤기 때문에 한·미 FTA도 영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까지 백화점을 유통망으로 하는 고급제품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다양한 가격대의 해외 화장품 브랜드들이 쏟아 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화장품 산업에서는 미국 이 큰 시장이고 글로벌 회사가 많이 있는 만큼 이들 브랜드들이 국내에 밀려올 경우 국내 브랜드들과의 경쟁은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기존 고가를 형성하던 미국산 화장품들은 이번 한-미 FTA체결로 인해 낮아지는 관세만큼을 마케팅이나 판촉비로 투자하면서 공격적인 고객 확보에 나설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그렇다고 당장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갑작스럽게 가격을 인하하진 않을 것”이라며 “국내외 안팎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투자나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협회는 역시 “국내업체가 내수시장 지키기 뿐 아니라 해외경쟁력을 강화해 해외로 진출하는 수 밖에 도리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