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24일 강행 처리가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여야 대변인의 설전도 그만큼 격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권의 열매였던 한미 FTA를 이제와 부정하며 헌신짝마냥 버리려 한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이라며 민주당을 공격했고, 민주당은 “한미 FTA마저 수적우위를 내세워 날치기 처리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노무현 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한미 FTA 지원위원장, 국무총리를 지낸 한덕수 현 주미대사는 금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시 한미 FTA 협상 과정과 우리 정부의 검토 결과 등을 털어놓으며, 야권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면서 “선거철마다 ‘노무현 정신 계승’을 주장하던 민주당 등 야권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한덕수 대사에 따르면, 지난 2006년 한미 FTA 정부 간 협상 당시 ISD 조항 검토를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실무적 논의를 거쳤으며, 검토결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현재 조항대로 협정을 추진토록 했다”면서 “이제껏 민주당은 한미 FTA 반대의 이유로 ‘ISD’를 운운해왔지만, 야권이 추종하는 노 전 대통령은 이미 ‘문제없다’는 결론을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소속 단체장인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에 이어, 한덕수 대사의 원칙과 소신 발언은 무책임한 야권 인사들에 대한 따끔한 일침이자 양심선언이라 할 수 있다”면서 “자신들의 핏줄이자, 정권의 열매였던 한미 FTA를 이제와 부정하며 헌신짝마냥 버리려 한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권 전체를 역사의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등 야권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야권통합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과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한미 FTA’부터 책임지고 마무리 짓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브리핑을 갖고 “정부여당에서 24일 한미FTA 관련 본회의 강행처리를 공공연히 언급하고 있는 것은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것”이라면서 “한미 FTA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처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 FTA비준은 ISD의 폐기 혹은 유보를 위한 협상을 즉각 시작한다는 양국간의 서면합의를 한 이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면서 “정부여당은 미국이 한미 FTA를 체결하고 4년반 동안 재협상 등을 통해 자국의 국익을 최대한 관철시켰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지난 3년 동안 단 한 번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못한 새해 예산안을 심의 처리하고, 시급한 민생법안도 이번 회기 내에 반듯이 통과시키는 일”이라며 “한미 FTA는 새해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이후에 비준을 논의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4차례의 법안직권상정, 3년 연속 예산안 날치기 처리로 18대 국회의 의회민주주의는 무너졌다”면서 “또 다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한미 FTA마저 수적우위를 내세워 날치기 처리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