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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FTA 찬성이 매국노라면, 이 조약 체결한 분은?”

최봉석 기자 기자  2011.11.21 11: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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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21일 “한미 FTA를 찬성하는 분들을 매국노라고 한다면, 이 조약을 체결했던 분은 어떤 비난을 하겠는가”라며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또다시 한미 FTA 논란 속으로 끄집어 냈다.
 
사흘 뒤인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직권상정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한나라당이 거듭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홍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한덕수 전 총리가 최근에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ISD조항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했다”면서 “그 당시에도 ISD조항에 대해서 태스크포스(task force)를 만들어 검토한 결과,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협정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FTA 반대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께서는 자신들이 체결한 한미 FTA 국회처리를 앞두고 이제 와서 ‘매국노,’ ‘을사늑약’이라고 매도하고 촛불집회 참석까지 하고 있다”면서 “이 조약을 체결했던 분은 우리가 아니다. 자신들이 집권했던 시절에 체결한 조약을 매국노, 을사늑약이라고 주장한다면, 이 조약을 체결했던 분에 대해서는 과연 이 분들이 무슨 비난을 하고 있는지 한 번 되돌아봐야 할 때”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가적 대사를 앞두고 괴담과 유언비어가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면서 “한미 FTA를 4년 반 동안 끌어오면서, 또 최근에 민주당과 협상을 하면서 100% 요구를 다 들어주고 난 뒤에 아직도 민주당이 야권통합이라는 정략적 고리를 걸어서 국익을 도외시하고 이를 이용하는 것을 보고, 저는 떡장수 할머니와 호랑이에 관한 민간설화가 생각이 났다”고 꼬집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최근에 일부 야당 지도자들이 민주주의와 의회주의를 물리적인 의사진행방해 또는 폭력을 행사해서라도 소기의 목적을 달하겠다는 언행을 함으로써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이제는 국민이 국회의 담장을 둘러싸고 국회를 점령해달라는 망언까지도 하는 분들이 있다. 또 쇄국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을사늑약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의회주의와 국가의 장래에 큰 암운을 들이는 분들도 있다. 더 이상 선동정치에 휘둘려서는 안 되겠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한나라당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투자자-국가소송제의 재협상을 촉구하는 민주당의 압박이다.

이에 남경필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발언을 이어 받아 “민주당이 얘기하는 것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겠다는 식의 이러한 자세이다”면서 “여야 간의 협상에서는 그러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이 요구하는 것은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한미 정부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은 지금 여야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민주당이 지금 해야 될 일은, 양국 정부에게 요구한다면 (양국 정부가) 그 요구를 만약에 받아들일 경우에 (민주당이) 어떻게 하겠다는 행동 대 행동의 약속이 있어야 되는 것”이라면서 “그 약속도 없는 상황에서 지금 정부에게 요구하는 것은 대단히 무례하고 논리에 맞지 않는 그러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여야간 ‘대타협’을 위해, 한나라당이 한발 뒤로 물러설 경우 민주당이 어떻게 행동을 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약속’을 의총에서 정해달라는 것이다.

만약 한나라당의 이 같은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은 조만간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한미 FTA 비준안의 본회의 직권상정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