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안전한’ 대한민국 국채가 외국인 투자자의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다. 한국 국채가 안전자산 평가순위에서 G20 국가 중 사실상 5위를 차지하며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1일 증권업계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 10년물 국채금리는 7월 말 4.20%에서 지난 16일 3.79%를 기록해 41bp(1bp=0.01%) 하락했다. 미국(79bp), 인도네시아(74bp), 호주(73bp), 독일(72bp), 영국(70bp), 캐나다(69bp), 중국(47bp) 등에 이어 G20 국가중 8번째로 금리 하락폭이 큰 셈이다.
◆中 등 타국 비해 안전자산으로 부각
지난 8월 미국발 소버린 리스크에 이른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이후에도 한국의 국채금리가 떨어졌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그만큼 한국 국채가 안전자산으로서 높이 평가를 받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채금리가 하락한 다른 나라의 경우에는 기준금리 인하 등 수급 외적 요인이 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인도네시아와 호주는 기준금리를 내린 영향이 컸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25bp 내린 데 이어 이달 10일에는 추가로 50bp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호주 중앙은행(RBA)도 지난 1일 기준금리를 연 4.75%로 25bp 낮췄다. 중국도 채권과 주식시장에 대해 국외 개방이 제한돼 있어 외국인 수급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우리나라 국채금리 하락폭 순위는 실제로 5위에 해당한다. LG경제연구원 최문박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순유입되는 한국 국채는 안전자산의 모습을 띠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 다른 신흥 국가는 기준금리 인하나 내부 요인들로 국채 금리가 하락한 것이어서 안전자산으로 부각됐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G20 대부분 국채금리↑
한편 G20 국가 중 상당수 국가는 국채 금리가 올랐다. 과도한 부채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이탈리아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같은 기간 114bp 폭등했다. 신용등급 강등 위기설이 돌고 있는 프랑스도 49bp 올랐다. 인도(44bp)와 터키(23bp), 유럽연합(EU) 의장국인 폴란드(3bp) 금리도 상승했다.
G20 국가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국채 금리 차이는 더욱 커졌다. G20 국가 중 16곳의 국채 금리 평균은 4.80%로 작년 말보다 29bp, 7월 말 대비로는 21bp 하락했다. 그러나 유로존 17개 국가 중 수치가 있는 12곳의 평균은 7.07%다.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5bp, 103bp 폭등했다.
유로존 국가 중 7월 말 이후 금리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 노출됐던 그리스(1382bp)로 나타났다. 이어 이탈리아(114bp), 오스트리아(50bp), 벨기에(49bp), 프랑스(49bp), 포르투갈(44bp) 등 순이었다.
한국채권투자자문 김형호 대표는 “국채 금리 수준으로만 평가하면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은 이미 위험하다”며 “벨기에와 프랑스, 오스트리아는 남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많아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