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를 넘어 프랑스까지 번진 유럽 재정위기가 18일 코스피를 뒤흔들었다. 불과 하루 만에 급락 반전한 코스피는 1840선을 내주며 1839.17로 장을 마쳤다. 전일대비 37.50포인트(-2.00%)나 하락해 낙폭도 컸다.
스페인 국채금리가 7%에 육박한데 이어 프랑스 국채 입찰이 부진하다는 소식이 악재를 키웠다. 유럽 등 대외리스크에서 유독 취약한 한국증시의 단면이 18일 주식시장에서 재현된 모습이었다.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자 외국인 자금의 탈출 행렬도 이어졌다.
◆외국인 탈출, 개인은 저가매수
이날 외국은 4160억원을 던졌고 기관도 1727억원어치를 팔았다. 다만 개인의 저가매수세가 몰려 6284억원어치 순매수를 기록한 게 그나마 낙폭을 제한하는데 한몫했다. 개인의 순매수세는 4거래일째 이어졌다.
프로그램 매매도 6620억원의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차익거래는 5430억원의 순매도를 보였으며 비차익거래도 1190억원 규모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전일 상승폭이 컸던 철강금속업종의 조정폭이 컸다. 2.9%의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유통업종도 백화점의 약세 영향으로 2.7% 하락했다. 건설업 역시 중소형 건설사의 위기가 재점화되며 2.7% 떨어졌다.
화학, 은행, 운수창고업, 전기가스업도 2%대 하락을 기록했으며 음식료품, 섬유의복, 통신업도 1%대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비금속광물업종만 강보합세로 선방하는 모습이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파란불이 켜졌다. SKT의 인수 소식으로 연일 강세를 보였던 하이닉스가 강보합으로 마감했고 ‘대장주’ 삼성전자는 1.7% 하락하며 96만원대로 마감했다. 포스코는 2%대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LG화학이 5% 이상 주저앉아 큰 낙폭을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 소식이 전해지며 SK이노베이션, S-Oil도 3% 내외의 내림세로 돌아섰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9개 종목을 비롯해 206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하락종목은 하한가 2개 종목 포함 631개였다. 53개 종목은 보합세로 마감했다.
◆“유로존 상황 경계, 내수관련株 주목”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영곤 팀장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프랑스와 스페인 국채발행이 미달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18일 미국 경기선행지수 발표와 20일 스페인 총선 일정 등을 고려해 유로존에 대한 관심은 계속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당분간 경기 관련주 보다는 방어적인 성격이 강한 내수 관련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며 “최근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IT부품주에도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코스닥 역시 코스피와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45포인트(0.68%) 내린 503.09로 장을 마쳤다. 지수하락의 주범은 외국인 매물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338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242억원, 147억원어치 물량을 담으며 지수 방어에 가세했다.
하락업종이 더 많은 가운데 디지털컨텐츠 업종이 3% 이상 주저 앉으며 큰 낙폭을 보였다. IT 소프트웨어, 통신서비스, 방송서비스, 인터넷, 제약업종 등도 1~2%대 하락했다. 반면 운송과 컴퓨터서비스업종은 1%대 상승했고 기계장비, 음식료담배, 금속, 의료정밀기기업종 등은 강보합세를 보였다.
네오위즈게임즈가 3분기 어닝쇼크에 빠지며 7.76% 급락해 충격을 줬다. 7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마감가는 5만5900원이었다. 대장주 셀트리온과 다음, CJ오쇼핑도 1%대 하락세를 보였다. 18일 코스닥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쎄미시스코는 공모가 9500원을 웃도는 1만1100원에 장을 시작했으나 막판 낙폭이 커지며 10.81% 내린 9900원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11개 종목을 비롯해 347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락종목은 하한가 2개를 비롯해 589개 종목이었다. 73개 종목은 보합을 보였다.
한편 유럽 위기 재점화에 환율시장도 흔들렸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8.15원 오른 1138.85원으로 마쳤다. 코스피200지수선물 12월물은 5.25p(2.15%) 내린 238.60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