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로봇들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각종 부품을 조립하고 용접한다. 세분화된 공정엔 빠지지 않는 작업이 있다. 불량 검사. 카메라가 불량 정도를 체크한다. 한 단계가 지나자 작업자가 또 불량 정도를 육안으로 검사한다. 꼼꼼하다. 이내 모니터 스크린 위에 이상이 없다는 ‘OK’ 사인이 뜬다. 생산 라인에 들어서기 전 스쳤던 현수막 문구가 떠오른다. ‘즉시 한다! 악착같이 한다! 무결점 품질달성’. 고품질 첨단부품 생산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곳은 현대기아차에 차량용 전장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이다.
![]() |
||
현대모비스 진천공장. |
현대모비스 진천공장 지원팀 전용구 과장은 “지난 2008년 준공 및 가동에 들어간 진천공장은 연간 AVN 50만대, 오디오 90만대, 전장품 750만개 등을 생산한다”며 “품질 역시 최고 수준으로 지난 2007년에는 미국 J.D.파워가 실시한 멀티미디어 품질평가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과거와 현재, 미래 '한눈에'
![]() |
||
진천공장 쇼룸엔 현대모비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다. |
최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AVM(Around View Monitoring)도 보인다. AVM은 차량 앞뒤와 좌우 아웃 사이드미러 하단에 각각 1개씩 총 4개의 카메라를 장착해, 운전자가 차량 밖 360도를 훤히 볼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전후측방 사각지대의 장애물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전 과장은 “우리가 개발한 AVM은 사각지대 정밀도가 BMW보다 높다”며 “최근 출시된 현대차 그랜저 3.3 GDI 모델에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첨단 기술에 관한 체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운전자의 부주의나 의도치 않은 차선변경을 경고해주는 차선이탈경보장치(LDWS),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자동순항 시스템(ACC) 등 각종 첨단 ASV(Advanced Safty Vehicle) 기술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현대모비스의 기술력과 발전 과정을 몸소 느낄 수 있다.
◆14∼20초당 1개 부품 생산
![]() |
||
진천공장 생산라인은 각 단계별 철저한 불량검사를 실시한다. |
전 과장은 “워낙 정전기와 먼지에 민감한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만큼 출입 절차가 까다롭다”며 “작업자들 손에도 팔찌를 착용케 해 지속적으로 몸에 남은 정전기를 제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확인해 보니 작업자들은 머리 위에서 내려온 전선과 연결된 푸른색 팔찌를 착용하고 있다. 전자 부품 생산라인만의 톡특한 광경이다.
생산라인에선 현대모비스 전장생산1팀 이재호 부장의 설명이 이어진다. “진천공장 생산라인은 운전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안전관련 부품에서 회사의 차세대 성장을 책임질 핵심부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메카트로닉스 라인에서 생산되는 부품은 각종 전자제어장치(ECU)를 비롯해 하이브리드카 핵심부품 HPCU(Hybrid Power Control Unit), IBS(Intelligent Battery Sensor) 등 총 11가지에 이른다. 24시간 3교대 근무로 돌아가는 라인은 평균 14∼20초당 1개의 부품이 생산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지능형 배터리센서 IBS 생산라인. 같은 부품을 생산하는 두 개의 라인이지만, 길이가 다르다. 이 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라인 길이의 차이는 설계개선 및 제조기술력의 차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두 라인에서 생산되는 IBS의 품질엔 변함이 없다.
지능형 배터리센서로 불리는 IBS는 차량 배터리의 불필요한 충전을 방지해 연비를 향상시키고, 수명을 연장시키는데 일조한다. 현대기아차의 스포티지R을 비롯해 아반떼, 그랜저 등과 함께 독일 다임러사에 공급돼 메르세데스-벤츠의 거의 모든 차종에 적용되고 있다. 올해는 전년 대비 50%정도 증가한 130만개가 다임러사에 공급될 계획이다.
이재호 부장은 “IBS를 비롯해 진천공장에서 생산되는 부품들은 불량을 최소화하고, 정밀도를 높여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15년 전 일본 부품기업을 방문할 당시 ‘30년이 지나도 따라잡기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모비스의 기술력과 부품품질은 일본 업체들보다 낫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은 이처럼 첨단기술과 품질향상을 위한 작업자들의 노력이 하나로 모여 친환경·지능형 차량에 필수적인 부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2020년 글로벌 탑5 부품사로 도약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