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윤회를 앞둔 영혼이 49일동안 머무는 곳. ‘중천’을 배경으로 한 한국형 팬터지 대작 ‘중천’(감독 조동오.제작 나비픽처스)이 베일을 벗었다.
이 작품은 불모지격인 팬터지 장르에의 도전, 정우성 김태희 허준호 등 톱스타들의 주연과 아카데미 의상상에 빛나는 에미 와다 등 세계적 스탭진의 참여, 전체 1900여 컷 중 40%에 달하는 방대한 CG 물량, 100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 2년에 걸친 제작 기간 등으로 영화계 안팎의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아왔다.
개봉에 앞서 진행된 기자 시사회에서 접한 ‘중천’은 그간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던 화려한 영상과 거대한 스케일로 보는 이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역시 관심을 끈 것은 750컷이 넘는 CG 분량. 몽환적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팬터지’에서 CG는 상상의 나래를 사실감 있게 펼칠 수 있도록 하는 필요충분 조건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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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화배를 탄 이곽(정우성 분)과 소화(김태희 분) | ||
여주인공 김태희(천인 소화 역)는 “푸른색 크로마키 천 앞에서 촬영했는데 영화에서 보니 저런 장면을 언제 찍었나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 좋았다”고 말했다.
또 주인공 정우성(퇴마무사 이곽 역)은 “3만 원귀병 대전투씬을 11일 동안 찍었는데 감기 몸살로 고생하는 때라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너무 잘 나와서 좋다. 신기하기도 하고…”라고 전했다.
이날 시사회에 참여한 기자나 극장 관계자들은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이란 반응이었다.
이처럼 관객은 물론 주연배우들까지 감동받을 정도로 훌륭하게 표현된 이 영화의 CG는 100% 순수 국내 기술로 이뤄졌다는 사실에 큰 의미가 있다.
조동오 감독은 제작 전부터 ‘적극적으로 CG를 사용하되 모험이 되더라도 반드시 국내 순수 기술력으로 도전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이 작품엔 국책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국내 12개 업체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정우성의 위험한 액션을 대신한 ‘정우상’ 등 ‘디지털액터’, 각종 전투 신에서의 등장인물 소멸 장면, 신비로우면서도 실존하는듯한 배경 묘사 등 국내 기술로는 어림없다는 우려를 비웃기나 하듯 수준 높은 CG 결과물을 이뤄냈다.
높은 호응에 고무된 제작사 나비픽처스는 시사회가 끝난 뒤 현장에서 즉석 설문조사를 벌여 작품 속 CG 분량 중 ‘명장면 베스트 3’을 선정했다.
첫 번째 베스트 장면은 ‘영혼 소멸’.
중천에서 사는 사람은 모두가 영혼이다. 그런데 영혼은 물질이 아니다. 따라서, 영혼은 죽어도
흔적이 남을 수 없고 그 자체가 사그라질 수 밖에 없는 것. 이 영화에선 영혼이 죽어가는 모습을 한지가 타 들어 가듯 불꽃과 재로 변해가는
모습으로 비장하고도 아름답게 표현해 관객을 사로잡았다.
두 번째 베스트 장면은 국내 최초 ‘디지털액터 액션신’.
정우성이 김광일(반란군 웅일 역)의 쇠사슬 무기에 가슴을 관통 당해
10미터 상공에서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는 장면은 특급 스턴트맨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위험도 높은 액션 연기가 요구됐다. 이를 박진감 넘치는
장면으로 한 번에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정우성을 모델로 한 국내 최초 디지털액터 ‘정우상’ 덕이다. ETRI는 지난 3년간 3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디지털액터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해왔고, 이를 이 작품을 통해 실현해 보인 것. 정우성은 “대부분의 액션은 직접
했지만 정말 위험한 부분의 경우 ‘정우상’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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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초 디지털액터 '정우상'이 등장하는 숲 속 전투신 제작 과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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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곽(정우성)과 3만 원귀병의 대결. 실사와 CG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한국 CG기술의 새 장을 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