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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선택한 버핏, 나도 한번 투자해볼까?

굵직한 이슈 단기적 전망 긍정적…융합과 혁신 등 향방 주목

이정하 기자 기자  2011.11.16 17: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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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워런 버핏이 IBM 주식을 107억 달러(한화 12조원) 가량 사들였다.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버핏이 IBM 주식을 매입했다는 소식만으로도 IBM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그동안 버핏은 정보기술(IT) 분야 기업에 대해 “장기적인 성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투자를 꺼려왔다. 버핏의 주력 투자 분야는 금융·소비재 부분이다. 버핏의 선택이 이번에도 통할까?

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사는 올해 9월 말까지 IBM 주식 6400주를 매입, 5.5%의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가 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실적 둔화와 경쟁 심화로 소외받았던 IT 주가가 날개를 달 수 있을지, IT 향방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IT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까?

유럽 재정 위기 악화와 미국의 경기 회복 둔화로 PC 등 IT 분야의 수요 저조로 국내 D램 평균 판매가격은 29% 하락했고, 낸드 플래시도 14%나 떨어졌다.

지난 9월 열린 ‘수출입동향 점검회의’에서 IT 등 일부 업종의 수출 경기가 9월 저점을 찍을 것이며 점차 나아지더라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업종의 부정적인 흐름과 실적 둔화 등으로 관련 업체의 주가는 실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에 상장된 IT 기업 394개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5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08% 감소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31% 하락, 3997억원을 기록했다. 

유진투자증권 이정 연구원은 “세계 IT 수요는 선진국 시장의 경기 침체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램 고정거래가격은 PC 수요 부진으로 지난 8월 한달 동안 30% 가까이 폭락했으며, TV용 패널가격 역시 수요 약세로 재차 가파른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코스닥 242개사의 소프트웨어·SVC 영업이익은 무려 36.74%나 감소했다.

그러나 IT 수요가 연말로 갈수록 기본적인 계절적 수요와 맞물리면서 개선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의 국경절과 11월 유럽 시장의 추수감사절, 12월의 연말 특수 등으로 실적 개선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2012년 영국의 런던올림픽과 중국의 노동절 등 굵직한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

삼성증권 박승진 연구원은 IT의 전망에 대해 “미국의 연말 소비 시장의 증가, 중국의 모멘템 기대와 최근 반사이익도 부각되고 있다”며 “업황 자체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기대감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전성훈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10월 미국의 소비 판매에 따르면 IT 관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단순한 채널의 깜짝실적(Earning Surprise)로도 볼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실질 소비의 증가로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추천했다.

교보증권 박성민 연구원은 “선진 시장의 역성장 등 불안정한 수요 상황 중에서도 국내 업체는 수직 계열화된 강력한 공급 사슬(Supply Chain)을 바탕으로 LED TV, 3D TV, 스마트 TV를 통해 시장 트렌드를 이끌어 경쟁 우위를 이어 나가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LCD TV 출하량 및 매출액 기준 점유율에서 우위를 유지, 흑자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은 왜 IT로 갔을까?

버핏은 저평가된 종목을 장기간 보유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높은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은 IBM의 투자 이유에 대해 “5년 전부터 IBM의 새로운 계획과 행보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IBM 처럼 미래 계획은 완벽하게 갖고 있는 회사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버핏의 투자 배경에 대해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의 연출, 크리스마스 등 계절적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버핏이 스스로 밝혔듯 단기적 이슈보다는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IT 업체는 소프트웨어(SW)를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될 것이고, 이러한 변화는 하드웨어(HW)의 기반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IT HW 기업은 현재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직면해 있으며 IT 산업 내에서도 HW와 SW의 융합과 혁신을 꾀할 수 있는 곳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IBM은 과거의 컴퓨터 제조업을 넘어 IT 솔루션 업체로 변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IBM을 IT 솔루션 파트너로 선정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보안을 위한 새로운 보안 소프트웨어 패치를 세계 최초로 판매할 계획을 지난 11일 내놓기도 했다. IBM 보안 서비스 책임자는 “우리가 공급하는 것은 클라우드 기반의 앱 보안 서비스 관리”라고 설명했다.

버핏의 기대에 IBM이 부응해 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