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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식 취임식’…‘소통 컨셉트’ 시민MC 등극하나?

온라인생중계 시민참여 ‘열기’…각종 SNS 축하·격려 메시지 쇄도

이보배 기자 기자  2011.11.16 15: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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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식 취임식이 16일 11시부터 약 40분간 ‘온라인 취임식’으로 진행,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 됐다. 취임식에 앞서 서울시는 이번 취임식은 ‘시민이 시장이다’는 슬로건 아래 모든 시민이 시장으로 취임하는 열린 취임식이라고 설명한 바 있어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서울시장은 역시 ‘파격 원순’

공공기관은 물론 일반 민간 기업에서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획기적인 발상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이번 취임식을 통해 박원순 시장은 “역시 파격”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듣게 됐다.

   
온라인 취임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집무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한 '시민의 소리벽''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온라인 취임식도 최초 진행이었지만 박 시장은 여기에 한번 더 파격을 더해 이례적으로 ‘나홀로 취임식’을 택했다. 박 시장 혼자 집무실에서 생중계로 취임식을 진행한 것.

시장실을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서울시에서조차 처음있는 일로 박 시장은 이 과정을 통해 시장의 권위와 영광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자 이 같은 진행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박 시장은 집무실 소개는 물론 비서실과 시민의 소리벽, 회의탁자, 책장, 내실 등 시장실 내부를 상세한 설명과 함께 낱낱이 공개했다.

이어 박 시장은 서울시의회 간부들을 초대해 공식 취임식을 진행했다. 박 시장은 취임사에서 “벌써 오늘로 서울시장에 취임한지 21일째가 됐다”는 말로 운을 뗀 뒤, “무엇보다 복지시장이 되겠다. 사람냄새가 나는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성장이 반드시 복지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 무조건적인 성장보다 복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복지냐, 성장이냐는 이분법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취임사 말미에 박 시장은 “내가 탄 서울이라는 큰 배에 함께 하기를 부탁한다”면서 “시장이 시민이고, 시민이 시장이다”고 강조했다.

◆뜨거운 시민 반응

취임선서와 취임사를 마친 박 시장은 온라인 취임식에 참여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이야기를 전했다. 서동국씨는 “취임식에 처음으로 참석한다”면서 “이렇게 영광스런 자리에 참석할 수 있어서 더 없이 영광”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어 박 시장과 이름이 같은 최원순씨는 “시장님과 이름이 같다”면서 “제 이름을 널리 널리 빛나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이름에 욕되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다소 비판적인 내용의 글도 존재했다. 한 네티즌은 실시간으로 인터넷 생중계 중인 박 시장을 향해 “자신에게 불리한 글은 읽지않고 그냥 넘어 간다”며 ‘태클(?)’을 걸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에 대해 “비판에도 열려있는 시장이 될 것”이라면서 “많이 비판해주고 잘못이 있으면 지적해 달라”고 쿨(?)하게 응대했다.

시민들의 참여글 소개를 끝으로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은 박 시장의 공식 취임사는 끝이 났지만 이후 각종 포털 사이트와 SNS을 통한 시민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워졌다.

아이디 copypa○○○은 “박원순 시장님 취임식부터 너무 멋지다. 이런 우리 모두의 기대가 시장님과 시민의 협력으로 꼭 멋있는 열매를 많이 맺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렇게 감동적이어도 되나요?”라고 되물었고, 아이디 east○○은 “못 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보길바란다. 보는 내내 희망이 느껴져 행복했다”고 말했으며, 아이디 proile○은 “박원순 시장님의 취임식. 역대 기관장 취임식 중 가장 소탈하고 즐겁고 행복했으리라”고 소감을 밝혔다.

   
16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취임식을 진행한 박원순 시장이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취임식을 끝낸 박 시장은 덕수궁 대한문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에는 오프라인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서다.

청사를 나서자마자 수많은 취재진과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지만 일부 시민들은 박 시장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하거나 “처음에는 다 저렇게 하는 것 아냐”라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박 시장은 “7층 방에만 머물지 않고 가능하면 시민 곁으로 다가가 얘기를 듣고 실천하겠다”면서 “재개발, 뉴타운 등으로 고통받는 분들 쉽지 않겠지만 여러분들의 입장에서 대책과 돌파구를 찾아보겠다”말로 ‘오프라인 스킨십’을 마무리했다.

스티브 잡스식 예산안 프리젠테이션, 새벽길 청소 등 서울시장 취임 이후 연일 파격 행보를 보인 박원순 시장. 이번에도 또 하나의 파격을 선보이며 공식 취임식을 치러냈다. 이쯤 되니 박 시장의 다음 파격 행보는 무엇일지 벌써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