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SKT의 ‘하이닉스 승부수’…향후 닥칠 난관은?

“자금조달 어렵지 않다” 그룹·계열사 검찰 수사 둘러싼 무성한 소문 일축

나원재 기자 기자  2011.11.11 11:25:1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SK텔레콤이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0일 오후 3시 입찰 마감시간 2시간 전 이사진 간담회를 열고 입찰 참여 여부를 논의, 참여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데 이어, 이사회를 갖고 하이닉스 인수 입찰 참여를 결정했다.

SK텔레콤의 단독 입찰 참여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최근 SK그룹 최태원 회장, 최재원 부회장에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 결정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내이사들은 사외이사를 설득하는 등 사측의 입장을 강력히 지지해 입찰을 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SK텔레콤이 제시한 인수가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11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가 확정되면 기존 이동통신사업에 반도체 사업이 추가돼 미래 성장기반을 다지게 된다. 유무선통신과 모바일플랫폼, 반도체 사업으로 이어지는 범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거듭나는 셈이다.

하이닉스 인수전은 당초 SK텔레콤와 STX그룹의 양강체제로 예상돼왔지만 지난 9월 STX가 중도에 포기하며 SK텔레콤의 단독입찰로 가닥이 잡혔다.

채권단은 경쟁입찰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달 24일로 예정된 입찰일을 두 차례 미뤄왔지만,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은 없었다. 상황은 이렇지만, 과정에서 SK텔레콤을 둘러싼 소문은 무성했다.

우선, 검찰이 SK그룹 총수일가의 배임·횡령 의혹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며 그룹과 계열사 등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가운데 그룹의 컨트롤타워 부재가 지적돼왔다. 오너십 부재가 빠른 판단력의 부재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게다가 이번 수사가 그룹과 계열사의 자금 흐름을 좇는 만큼, 3조원 안팎의 하이닉스 인수자금이 SK텔레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시선도 있어왔다.

실제 그룹과 SK텔레콤은 한때 입찰 포기방침을 굳히기도 했다. 때문에 SK텔레콤이 검찰수사 등 대외 상황을 고려, 입찰은 참여하되 인수가를 채권단이 원하는 수준과 동떨어지게 제출해 자연스레 입찰을 무산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본입찰에 참여했고, 이러한 소문은 일축하는 분위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하이닉스 인수에 필요한 자금조달이 어려울 것이란 일각의 예상은 그렇지 않고, 금액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적었다”며 “무성의하게 사실상 유찰을 유도하는 금액을 적었다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하이닉스는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15%와 신주가 매각 대상이며, 시장에서는 인수 총액이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단 보유 지분은 외환은행이 지분 3.42%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 3.34%, 정책금융공사 2.58%, 신한은행 2.54%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