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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폭력 시달리는 상담사들…대처방안 마련 시급

한국컨택센터협회, 못난고객 응대방안 조사 통계 발표

이지숙 기자 기자  2011.11.11 11: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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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상담사들의 언어폭력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컨택센터가 ‘못난고객’을 파악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택센터협회는 지난 9월14일부터 한달간 33개 센터를 대상으로 ‘못난고객 파악 및 대처방안’에 대해 조사한 결과 여전히 51%가 ‘못난고객을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로는 47%가 클레임의 일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41%는 그 수가 많지 않아 상담사들에게 방법을 제시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못난고객’은 컨택센터로 전화를 거는 고객 가운데 언어폭력 수준의 욕을 하는 고객 또는 상담사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고객을 말한다. 한국컨택센터협회는 지난 4월 정기총회에서 ‘블랙컨슈머’ 혹은 ‘악성고객’으로 불리는 명칭을 ‘못난고객’으로 규정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컨택센터는 못난고객에 대해 별도의 응대팀을 두는 것보다 선임상담사나 관리자가 상담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못난고객에 대한 별도의 응대지침서가 없는 센터의 경우 50%는 관리자에게 이관하고 있으며, 나머지 50%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처리하고 있었다. 못난 고객과 상담 후 힘들어하는 상담사들을 위해 가장 많이 취하는 조치는 휴식과 향후 어떻게 대처할 지 대안을 제시해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컨택센터협회 관계자는 “못난고객을 신입상담사가 아닌 관리자가 응대한다고 해서 관리자가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이 아닌 만큼 우선적으로 지침서를 활용하고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설문에 참여한 센터 중 60%는 심리상담사를 배치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심리상담사를 고용할 경우 기대하는 점은 상담사 심리적 안정이 44%로 가장 높았으며 근본적인 고충을 해결해 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함과 상담사 이직률 안정이 그 뒤를 이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관리 응대팀을 두는 것이지만 48%는 선임상담사나 관리자가 처리하도록 하고 있었고, 27%는 클레임 상담팀, 10% 정도만이 전담반을 두고 있었다. 현재 현대 C&R에서는 올해 5월부터 심리상담사를 고용해 운영하고 있으며, 운영결과 한명을 더 고용할 계획이다.

못난고객과의 통화는 이직율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결과 70%가 넘는 응답자가 이직에 영향을 미치며 못난고객으로부터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나 제재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상담사가 상담 시 성적수치심을 느낄 정도로 성희롱을 당했을 경우 60%만이 고소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고소할 의향이 없다고 밝힌 40%는 ‘법적인 처리절차가 복잡하다’, ‘일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는 이유로 고소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택센터협회 관계자는 “언어폭력과 관련해 법제화가 필요하며 센터에서는 언어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상담지침서와 전담팀을 구성해야 한다”며 “못난고객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상담사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