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일 소폭 올랐던 코스피가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 우려로 4% 넘게 급락했다. 옵션만기일과 공매도 금지 해제 등의 이슈가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하며 투자자들의 '팔자'를 부축였다. 코스피 시장은 1900선을, 코스닥 시장은 500선이 무너졌다.
◆유로존 위기감에 ‘코스피 94.28포인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94.28포인트(4.94%) 급락한 1813.25를 기록했다.
수능날인 이날 주식시장은 한 시간 늦게 개장해 4시에 마감했다. 이탈리아 및 그리스의 리더십 부재로 인해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10년채 국채금리가 7%를 넘기는 등 위험선을 넘겼다는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유럽발 위기에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은 5031억원을 팔자를 보이며 지수하락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6578억원, 906억원 순매수를 보였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를 막진 못했다.
옵션만기일인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1951억원 매수우위, 비차익거래가 3156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1205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7%를 넘기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가 이어졌다”며 “옵션만기 쇼크보다는 이탈리아로 번지고 있는 유로존 위기가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은행(-6.03%), 건설업(-6.02%), 기계(-5.76%), 운수장비(-5.61%), 서비스업(-5.31%) 등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음식료품(-2.05%)와 비금속광물(-2.52%), 보험(-2.72%) 등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시가총액 상위주가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총 20위 이내 종목의 주가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KB금융(-8.03%), LG화학(-4.38%), 신한지주(-7.54%), 삼성물산(-7.96%) 등은 특히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특징주로는 아시아나 항공의 영업이익이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과 유가 상승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38.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자 7.98% 급락했고, 대항항공의 계열사인 싸이버스카가 대항항공 주식을 장내매수 했다는 소식에 7.70% 급락했다.
옵션 투자자금과 비자금 의혹을 받고 있는 SK그룹주는 하락세를 보였다. SKC(7.14%), SK이노베이션(6.76%), SK텔레콤(5.23%), SK컴즈(4.93%) 등은 급락했다.
이날 하한가 2개 종목 등 794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으며 상한가는 2개, 74개 종목이 상승했다.
코스닥도 유로존 위기, 옵션만기일과 공매도 금지의 3중고가 겹치면서 전일대비 20.64포인트(4.05%) 내린 488.77로 급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일대비 19.50원 오른 11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옵션만기 앞두고 ‘조마조마’…이탈리아 이슈로 폭락장 연출
옵션만기와 공매도 금지 등 굵직한 이슈들이 지수하락을 이끌었지만 이탈리아 충격으로 가히 패닉장이 연출됐다. 이탈리아 금리가 7%를 넘으면서 유로존 위기감이 확산됐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이날 옵션만기와 공매도 금지 등 국내 이슈도 많았지만 이탈리아발 충격에 관심은 유럽으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옵션만기 같은 경우에는 단기적 이슈에 불가하지만 유럽 위기는 장기적 국면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안고 있어 관심은 당연 유럽이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11일에는 옵션만기와 도이치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이탈리아발 리스크에 옵션만기일에 폭락장이 연출됐다.
전일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유럽중앙은행(ECB)의 매입에도 불구하고 7.2%를 기록했다.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의 경우 국채금리가 7% 수준으로 상승한 후, 구제금융을 신청한 이력이 있어 이탈리아 국채 금리에 민감하게 시장이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우리나라 10월 생산자물가는 5.6%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