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주식시장 격언 중에 ‘풍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말이 있다. 소문이 돌면 주가가 오르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되면 가치가 상실한다는 의미다. ‘선행성’과 함께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공식 때문에 증권가는 소문에 민감하다.
최근 증권가에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했다. 사망설부터 인수포기설까지 미확인 루머가 순식간에 확산되면서 실시간 검색어에 관련 단어가 오르내렸다.
지난 9일 증권가 메신저를 타고 ‘최태원 회장 자택서 숨진 채 발견’이라는 메시지가 떠돌았다. 선물투자로 1000억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 SK 최태원 회장은 투자자금 출처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경찰과 사정당국이 서둘러 소문의 진위 파악에 나섰고, SK 측의 공식 부인으로 소문 확산은 일단락됐다. 누가 봐도 정말 어이없는 일이었다.
이보다 하루 앞선 8일엔 황당하게도 김정일 사망설이 돌았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김정일 사망설은 인터넷과 트위터를 타고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가 정부당국에 폭주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심심찮게 나도는 김정일 사망설에 금융시장은 이번에도 또 요동을 쳤고, 이 소문에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오르는 등 상당한 혼란이 빚어졌다. 거짓 헛소문이 투자자들을 심한 공포 상황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이밖에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포기설, 노무라홀딩스의 유럽 채권 손실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임박설 등 출처를 알 수 없는 각종 루머들이 나돌았다.
증권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정보에 굶주려 있다. 좋고 나쁜 소식에 따라 주가가 오르락내리락 하기 때문이다. 출처를 알 순 없지만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전해지는 새로운 이슈는 진위 여부를 떠나 일단 사실로 믿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번 ‘설(說)’들의 진원지는,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소문에 민감한 증권가의 약점을 이용한 작전세력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작전’을 뿌리 뽑자는 데 대해선 사법·금융감독 당국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작전’의 그 은밀한 특성상 완전 소탕은 어려워 보인다.
투자자들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증권 종사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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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급 소문이 뜨자마자 가장 먼저 사실 확인을 해주는 서비스. 증권가에도 이런 식의 ‘고객감동서비스’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