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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괜찮을까? 심상찮은 ‘저가수주’ 후폭풍

[심층진단] 2~3분기 조선3사 영업실적 악화…“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울 듯”

이진이 기자 기자  2011.11.09 14: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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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09~2010년 저가수주 물량 증가가 올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국내 조선업계 영업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이대로라면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하락은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증권가도 술렁이고 있다. 유럽 금융위기와 해운업황 부진 여파로 내년 상반기 상선 발주가 약화되고, 선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해양플랜트 장기 전망은 밝지만, 올해 발주 급증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모멘텀은 줄어들 것이란 게 애널리스트들의 시선이다.

◆조선 ‘빅3’ 여전히 휘청

국내 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3분기 영업이익률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9.1%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1.9% 보다 줄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6.4%, 6.8%로 전년대비 반토막 났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5377억원으로 전년대비 36% 감소했다. 매출은 5조9069억원으로 11.3%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4328억원으로 3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은 3분기 영업이익이 2171억원으로 전년대비 42.1% 줄었다. 매출액은 3조4075억원으로 7.3%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320억원으로 52.8% 감소했다.

   
올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국내 조선업계 영업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드릴십 건조 현장.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 영업이익이 1931억원으로 전년대비 56.3% 급감했다. 매출액 2조8389억원, 순이익 2681억원을 기록해 각각 4.5%, 4.2% 줄었다.

불황기였던 지난 2009~2010년 저가수주 물량이 매출에 반영되면서 실적 악화의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해양플랜트 등 비조선부문의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이와 함께 후판가격이 지난 4월부터 톤당 95만원에서 111만원으로 상승한 점도 이익감소의 배경이 됐다.

◆신조선 발주 감소가 문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대형 컨테이너 발주가 상선 발주를 견인해 왔지만, 유럽 금융위기로 인한 선박금융 침체, 해운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내년 상반기 컨테이너 발주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선가는 하락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상선 발주가 올해 대형 컨테이너에 집중됨에 따라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중국 조선사들이 내년 초 선가인하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플랜트는 유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장기적인 발주 전망은 밝지만, 올해 상반기 드릴십, LNG선 발주가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발주는 다소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드릴십, LNG선이 선박금융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선박금융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신조융자 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라 신조선 발주도 감소하고 있다.

대신증권 전재천 연구원은 “3사의 올해 수주 예상금액은 450억달러로 사상 최대 수주를 기록했던 2007년 575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 수주 규모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경기 침체로 발주시점 연기와 선박금융 위축 등으로 내년 수주 규모는 307억달러로 35%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키움증권 최원경 연구원은 “내년 컨테이너, 탱커, 벌크 전 선종에서 발주 침체가 예상되고, 올해 유일한 상승세를 보이던 컨테이너 선가도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선박금융 영향 등으로 해양플랜트 발주도 다소 약화돼, 내년 하반기 이후에 발주가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