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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비준 처리 임박

홍준표 “당당하게 우리 갈 길을 가야” 野 압박…여야 막판절충 가능성도

최봉석 기자 기자  2011.11.09 12: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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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국회 처리 2차 디데이(D-day)를 하루 앞둔 9일,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 중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여야간 호흡고르기, 즉 ‘절충안 모색’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ISD 절충안’을 만들어 소속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고,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절충안을 당론으로 채택할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여야간 막판 극적타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미 FTA 문제가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고 민주당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있는 것을 들었다”면서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으로 확정해주고 정부가 이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협의하는 절차는 별개로, 막바지에 다다른 한-미 FTA 문제를 민주당이 오늘 내일 사이에 결정을 하면, 우리가 결정할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더 이상 ISD에 대한 논쟁은, 특히 민주당으로서는 이러한 모든 FTA를 추진해왔던 당시의 기본입장으로 돌아가서 정론을 펴주실 것을 바란다”면서 “이제 민주당의 의회주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물꼬를 트고자 하는 노력에 대해서 높이 평가를 하고 우리로서도 신뢰와 성실의 의무를 다하겠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며 민주당의 ISD 절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민주당 절충안은 한미FTA 비준안이 발효되는 즉시 ISD 존치 여부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약속을 미국에서 받아오면 비준안 처리를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않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남경필 최고위원도 “지금 민주당에서 한미 FTA 비준과 관련된 새로운 흐름이 생겨났다. 높이 평가한다”면서 “특히 그동안 여야 간에 국회를 바로세우고, 국회에서 난장판 폭력을 없애자는 그러한 공감대를 가지고 함께 논의하고 노력했던 의원님들 중에, 특히 야당의 김성곤 의원님, 강봉균 의원님, 김동철 의원님, 최인기 의원님 등이 주축이 돼서 지금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자는 움직임이 있는 것, 그 노력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당분간 기다리겠다. 그리고 좀 더 대화하겠다. 따라서 오늘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상임위에서 처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면서 “이 새로운 흐름을 민주당의 당론으로 추진해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 만약에 민주당이 이것을 당론으로 결정을 하고 여야 간에 합의가 있다면, 정부 역시 이러한 여야 간의 합의를 이룩하기 위해서, 만들어내기 위해서, 따르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아울러 정부 측에도 말씀드리고 싶다”고 여야간 협상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야권 일각에선 여야 절충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손학규 대표가 일단 절충안에 부정적인 입장이고, 실제로 민주당 내 상당수 의원들이 국익을 위해 한미 FTA를 서두르지 말자고 목청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바라는’ 민주당의 전격적이고 과감한 태도 변화는 야권을 중심으로 그간 진행돼 왔던 ‘FTA동맹’이 파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민주당의 변신’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분열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여야간 절충안 시도가 어떤 방식으로 흐를지 눈길을 끌고 있는 셈이다.

어쨌든 여야간 절충안 시도가 만약 무산될 경우, 여당은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단독처리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여의도는 깊은 수렁에 빠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