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주식시장이 모멘텀 한계에 부딪치며 7일 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9.31포인트(-0.48%) 내린 1919.10으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팔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가 장중 매수세로 돌아섰고 외국인도 사자에 동참하며 동력을 불어넣었으나 장중 2000억원 넘게 쏟아진 프로그램 매물이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총 3256억원 규모가 쏟아진 프로그램 매물 중 2168억원이 차익거래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금요일 코스피지수가 3% 가까이 치솟은 데 따른 차익실현 물량으로 풀이된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934억원, 1373억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프로그램물량을 상당수 흡수했지만 매수우위를 보이던 기관이 69억원 매도우위로 돌아서며 발을 뺀 모양새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하락한 업종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보험, 운수창고, 증권, 전기가스 업종이 1% 넘게 하락했으며 음식료품, 전기전자, 철강금속, 운송장비 업종 등도 약세였다. 반면 은행, 의료정밀 업종 등은 2%대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통신, 화학 업종도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상한가 8종목, 400개 종목이 오름세를 기록했고 415개 종목이 하락세였다. 85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지난주 1조6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유상증자 발표 충격에 휩싸였던 LG전자는 모처럼 반등했다. LG전자는 전거래일대비 1100원(1.80%) 오른 6만2200원에 장을 마쳤고 LG와 LG디스플레이 등도 각각 1600원(2.76%), 850원(3.66%) 상승해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SK텔레콤은 장중 한때 5% 이상 치솟으며 독주했다. 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의 방한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슈미트 회장은 이날 SK텔레곰 하성민 사장을 만나 단거리무선통신(NFC), 모바일결제, SNS 등 안드로이드 기반 사업의 협력 방안을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슈미트 회장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한 뒤 한국에 머무는 동안 KT, LG유플러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통신, 휴대폰 관련 업체 경영진과 잇달아 회동할 예정이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차장은 “금주 코스피는 11일 옵션만기일과 금통위 회의 등 주요 이벤트가 예정된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를 비롯한 대외악재가 겹치며 숨고르기 상황으로 보인다”며 “지수가 하락세로 반전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될 수 있는 만큼 단기 충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차장은 “단기적으로 옵션만기일 프로그램 매매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코스닥 시장이 수급상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외 변수가 안정될 때까지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지만 지나친 비관론에 휩쓸릴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힘빠진 코스피와 달리 이날 코스닥 시장은 전거래일보다 6.97포인트(1.39%) 상승한 509.77로 장을 마쳐 대조적이었다. 개인이 362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8억원, 365억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지수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코스닥 시장은 현대차 관련 수혜주의 활약이 눈부셨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GM과 차세대 자동차 합작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현대차 블루온 등 전기자동차에 장착되는 전용 PTC히터 수주를 확정한 우리산업은 하루 동안 3.09%(135원) 치솟으며 4505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차가 생산할 수소연료전지차 구축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엠코리아도 1.48%(90원) 오른 619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현대차가 중형 전기차 부품을 독접 개발한다는 소식에 크로바하이텍도 큰폭의 상승세를 올렸다. 전거래일 대비 4.53%(145원) 급등하며 3345원에 마감한 크로바하이텍은 종가기준 9거래일 연속 상승마감 기록을 세웠다.
그밖에 신작게임 '미르의 전설3'의 중국성공 가능성이 언급된 위메이드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5거래일 간 상승추세를 이어갔다.
한편 러시앤캐시, 산와머니 등 국내 대부업계 1, 2위 업체가 영업정지 조치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경쟁 상장사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대부업체 리드코프는 전거래일 대비 무려 14.89%(600)나 치솟으며 4630원에 장을 마쳤다.
금감원은 지난 9~10월 국내 11개 대부업체에 대해 법정이자율 준수여부를 검사한 결과 업계 1위인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원캐싱, 미즈사랑 등)와 업계 2위 산와대부 등 4개 업체가 30억원 상당의 부당 이자 수익을 챙긴 사실을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경쟁사의 영업정지 조치 가능성이 리드코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편 보합과 약세로 탄력을 잃은 코스피보다 코스닥 우량종목의 상승 여력이 강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 나왔다.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은 “모멘텀 약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현금흐름이 뚜렷하고 대기업과 상생이 가능한 우량 중소형주의 상승여력이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또 “최근 3개월 간 기관은 코스닥 누적순매수 규모 1조원을 넘어 매매 강도를 키우고 있다”며 “IT부품과 장비업종을 우선 추천하며 소프트웨어, 바이오 관련주는 순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