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대출금리, 수신금리보다 2배 넘게 오른 ‘기현상’

불합리한 가계대출 금리 구조…기업·은행은 저금리 가계만 ‘이자 고통’

이보배 기자 기자  2011.11.06 14:49:0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가계대출금리가 은행들이 돈을 조달하는 수신금리보다 2배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올해 들어 2조원이 넘는 이자를 더 거둬들였다.

아이러니 한 것은 시장금리가 안정되면서 정부가 기업,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금리부담이 덜한 것과는 정반대로 가계대출자들은 큰 부담을 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래저래 서민들만 죽을 맛인 형국이다.

은행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자금조달 금리를 나타내는 수신금리는 지난해 말 연 2.85%에서 올해 9월 말에는 3.1%로 0.25%p 올랐다.

반면 가계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연 5.35%에서 5.86%로 0.51% 포인트 올라 수신금리 상승폭의 2배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지난해 말 연 4.71%에서 5.23%로 0.52%p 올랐다. 연 6.65%에서 7.36%로 오른 신용대출은 상승폭이 무려 0.71%p에 달해 수신금리의 3배 가까이 올랐다.

반면 국고채, 회사채, 금융채 등 다른 시장금리는 올해 들어 일제히 제자리걸음을 하며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기업, 은행 등 모든 경제주체들은 금리 걱정을 덜고 있는 모양새다.

유독 가계대출 금리만 급등해 가계의 ‘이자고통’만 급증하고 있는 데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철저하게 은행에 유리하게 만들어 놓은 대출금리 결정 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택대출의 절반, 신용대출의 대부분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추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결정되는 CD 연동형으로 가계대출의 60% 가량을 CD 금리가 좌우한다.

그런데 다른 시장금리와 달리 CD 금리만 올해 0.78%p 올랐다. CD 금리는 거래 자체가 거의 없어 은행들이 금리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애널리스트는 “CD 금리가 낮아지려면 은행들이 금리를 낮춘 CD를 발행해 거래시켜야 하는데 은행들로서는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은행권 전에 가계대출은 현재 449조원인데 대출금리가 올해 들어 0.51% 오르면서 대출자들이 2조3000억원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했다고 꼬집었다. 만약 대축금리 상승폭이 수신금리와 비슷했다면 이자 부담을 1조원 이상 덜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관련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대출금리는 은행의 수신금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정상적”이라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수신금리에 연동되도록 금리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