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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타이거즈 야구장 신축 ‘기쁨반 걱정반’

김형환 칼럼니스트 기자  2011.11.04 16: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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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임경제] 기아타이거즈의 오랜 숙원이었던 야구장 신축이 탄력을 받고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주한 야구장 신축은 오는 2011년 11월 24일 착공식을 시작으로 994억여원을 소요해 2013년 말까지 완공하고 2014년부터 경기에 사용하게 될 예정이다.

참으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야구팬의 한사람으로서 기쁨과 동시에 걱정과 우려가 드는 것은 왜일까. 곰곰이 생각하다보니 답은 간단했다.

야구장이 야구인(선수와 팬, 구단, 야구를 즐길 줄 알고 최소한 한 시즌 야구경기를 5경기 이상 관람한 사람 - 필자의 관념입니다.)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행정이 고민하고 건설사가 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쁘신 광주광역시장께서는 올시즌 야구장에 한번 다녀가셨고 높으신 국회의원님들도 ‘시구’라는 명목으로 한번 다녀가신 것이 전부인데 그들이 예산을 배정하고 그들이 야구장을 설계하고 그들에 의해서 야구장이 건립된다는 것이다.

◆행정의 최고책임자가 결정…무엇이 문제인가

첫 번째, 그들은 전용차로 경기장에 들어가기 때문에 주차난에 시달리지 않는다.

광주 무등경기장 야구장은 전국 야구장에서 가장 적은 주차장으로 250대에 불과했다. 4560대에 이르는 인천 문학구장의 5.5%에 불과하다. 경찰과 행정도 묵인할 수밖에 없어 불법주정차, 이중 주창에 시달려 경기 중간에 차를 빼기란 불가능하지만 그들은 언제 어느 때이건 들어오고 나갈 수 있다.

신축 경기장의 경우도 당초 2500여대의 주차장에서 1150여대로 줄어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우리들은 여전히 주차난에 시달리며 야구 경기를 보러 가야 한다.

두 번째, 그들은 전용석에 앉기 때문에 비가와도 비를 맞지 않는다.

무등경기장 야구장은 2만2102석으로 좌우측 펜스까지는 99미터, 중앙펜스까지는 122m로, 좌우측 펜스 100m, 중앙펜스 125m의 잠실야구장과 크기가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조감도를 살펴보면 4분의 1이상이 비를 안 맞는다는 설명과는 다르게 관중석 맨위 8줄 정도로 사실상 지붕의 기능이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외야석, 내야석은 지붕이 있으나 지붕이 아닌 경기장으로 건립이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그들은 야구를 보기위한 최고의 자리에서 보기 때문에 전광판이 필요없다.

신축경기장은 포수 뒷자리에서 가장 가까운 관람석이 18.5m이며 내야 펜스 또한 90cm로 야구 경기와 가장 가까이 배치하고 있다. 사실상 바로 포수 뒤에서 잠깐 야구를 보고 가는 그들은 전광판이 어떠한 의미인지, 무엇을 보여주어야 하는지 큰 관심이 없는 것이다.

우리들은 전광판을 보지 않으면 야구를 알 수 없다. 선수의 이름은 무엇인지, 어느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왔으며 타율과 타점, 홈런은 어떻게 되는지, 오늘 타석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몇 회에 점수를 뽑았으며 타순의 순번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오늘은 기아타이거즈에 유리한 심판인지 아닌지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키스타임은 누구를 찍을 것인지, 프로포즈는 어떻게 하는지도 보고 싶고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플레이도 다시 보고 싶다.

이러한 기술을 위해서 경기장(잠실, 대구구장)들은 풀 HD급 LED시설을 갖추고 있음에도 광주 신축구장은 35m☓15m로 크기는 최대이지만 실제 동영상 면적은 29%에 불과해 지금의 답답함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야구인이 즐길 수 있는 야구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맡겨두어서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필요하고 우리가 요구해서 만드는 야구장은 우리가 즐길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다행스럽게 최근 강운태 광주시장은 SNS를 통해서 야구장과 관련한 의견을 듣겠다고 한다.

허언과 전시성 행정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할 때만이 신축되는 무등경기장 야구장이 우리의 야구장으로 건립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