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3일 예상치 못한 LG전자의 1조621억원 유상증자 단행 소식에 증권사들이 연달아 LG전자의 목표가를 황급히 하향조정하는 등 재분석에 나섰다. 무엇보다 LG전자의 유증이 태양전지업체인 썬텍파워 인수를 위한 포석이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식이 시장에 퍼지면서 금융투자업계는 더욱 어수선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먼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LG유상증자 이슈와 관련, 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4일 동양종합증권금융은 LG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8만9000원으로 내려 잡았고 현대증권도 8만7000원에서 8만원으로, 한화증권도 10만원에서 9만1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종전 12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던 NH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삼성증권도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고치고 기존보다 26%나 낮춘 6만7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또 동부증권과 키움증권은 기존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동부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LG전자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심각하지 않은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1조원 유상증자를 단행, 뒤통수를 심하게 맞은 느낌"이라며 "당분간 악화된 투자심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증권 김종완 연구원도 "증자 영향으로 전일 13.73% 주가가 급락했다"며 "추가 하락은 제한되겠지만 빠른 반등도 어려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번 증자를 통한 투자 확대의 효과는 중장기적이지만 현재 주력 사업의 경쟁력 저하는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우려 해소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외국계인 노무라증권은 LG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는 기존의 10만1000원에서 6만3000원으로 37.6%나 하향했다.
이 증권사는 유상증자로 신규 발행될 5만5900원대의 주식가격이 현재 주가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 증자된 주식의 신규 상장 전까지는 주가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전날 LG전자의 주가하락을 과도한 것으로 분석하며 부정적 이슈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LG전자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 스마트폰과 미래사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만큼 하이닉스 인수 참여 등 무리한 인수합병(M&A)에 참여하지 않으면 추가 부정요인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썬텍파워 인수설에 대해서는 루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상당수다.
동부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이번 LG전자의 유상증자는 LG전자의 신사업 진출 또는 인수합병(M&A) 등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관련 업체가 썬텍파워라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한은미 연구원도 "LG전자처럼 capex(초기설비투자금) 투자가 많지 않은 기업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것은 M&A 가능성도 없지는 않겠지만 선텍 인수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2000년 중국 장쑤성에서 설립된 썬텍파워는 2005년 미국증시 상장 후 태양전지 부문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으나 지난 2분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근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