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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썬텍 인수설 “99% 허구”

증권가 “추가차입 시 신용하락 불가피…유증은 고육지책”

이수영 기자 기자  2011.11.04 08: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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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LG전자가 3일 1조621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증권가의 반응이 차갑다. 당장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이례적이라는 의견과 과연 대규모 자금을 어디에 투입하려하는지도 모호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향후 LG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화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3분기 말 현금보유 수준은 2조7498억원으로 2008년 말 3조9293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 8년 평균 보다는 웃도는 상황"이라며 "이런 시점에서 유상증자를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내년 자금확보 여건이 지금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온 판단일 것이라는 게 김 연구원의 분석이다. 한화증권은 LG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9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솔로몬투자증권도 LG전자 목표주가를 당초 10만원에서 7만7000원으로 23% 낮춰 잡았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돌이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로 인해 주주가치 희석과 투자자 신뢰 하락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며 "회사채 추가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도 되는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증자를 단행할 만큼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는지 아쉽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유상증자 결정이 3일 장마감 이후에 발표됐고 외국인 매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4일에도 주가 약세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다만 이미 주가가 13% 하락한 상황에서 섣부른 매도 동참은 자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최 연구원은 "유증으로 마련되는 자금 대부분이 운영 자금과 R&D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일부에서 우려하는 대규모 자금유출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가 세계 최대 태양전지 업체인 썬텍파워 인수자금 조달 목적으로 유증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4일 태양광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LG전자가 썬텍파워 인수를 추진했고 인수 논의가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최근 태양광 산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조단위의 자금을 쏟아 붓는 것에 대해 비난이 쏟아질 만하다. 보도에 따르면 LG전자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M&A 전략에서 태양광 업체를 후순위로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 전문가들도 이 같은 관측에 대해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하이투자증권 한은미 연구원은 "LG전자처럼 capex(초기설비투자금) 투자가 많지 않은 기업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것은 M&A 가능성도 없지는 않겠지만 선텍 인수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는 선재적인 재무재원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을 것"이라며 "유증이 아니면 차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용등급 강등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대응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또 "LG전자가 조달된 자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집행할 것인지 밝히지 않아 불안감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신주 발행이 예정된 만큼 테크니컬 관점에서 봤을 때는 저평가된 종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측도 태양광 업체 인수에 대해 “99.9% 루머”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보도된 내용이 루머를 바탕으로 기사환 된 것”이라며 “업황 부진 등 상황이 좋지 않아 지금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