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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외인·기관 쌍끌이 ‘팔자’에 1870선 ‘와르르’

외신 “LG전자 1조원 유증”…LG그룹株 무더기 추락

이수영 기자 기자  2011.11.03 15: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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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미국의 3차 양적완화 검토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3일 국내 코스피 지수는 3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이틀 째 하락장을 이어갔다. 그리스의 구제금융안 관련 국민투표 결정과 미국 금융투자사 MF글로벌 파산 등 세계경제는 또 다시 악재 불길에 휩싸였다.

◆개인 ‘나홀로’ 낙폭 방어

이날 코스피는 약보합으로 출발해 전일대비 28.05포인트(-1.48%) 내린 1969.96으로 마감했다. 8거래일 만에 1970선이 무너진 것이다. 개인이 4605억원어치 매물을 쓸어 담아 지수 방어에 일조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 기세가 매서웠다.

또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며 지수를 압박했다. 외국인은 이틀째 매도 우위를 이어간 가운데 428억원어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기관도 177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도 각각 1943억, 576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전체 프로그램 매매는 2519억원 매도우위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1~10위까지 종목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시가총액 6위인 LG화학이 전일보다 4.31% 하락해 가장 낙폭이 컸다. 현대중공업과 신한지주도 2%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 밖에 대다수 업종들도 하향곡선을 그었다. 건설, 화학, 증권업종이 2% 넘게 내렸고 전기전자, 운수장비, 금융 등이 상대적으로 낮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반면 비금속광물, 섬유의복 등 일부 업종은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7개 등 269개 종목이 상승마감했으며 565개 종목이 내렸고, 59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충격’ LG전자 1조원 유상증자

가장 충격적인 것은 LG그룹주의 동반 폭락이다. LG전자가 1조원대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보도되며 ‘LG발(發)충격’이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이날 오전 증권가에서 LG전자가 1조원대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되며 LG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9800원 떨어진 6만1600원으로 마감했다. 무려 13.73%나 빠진 수치다. 뿐만 아니라 그룹주 전체가 동반 추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특히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LG전자의 유상증자 보도를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며 낙폭을 키웠다.

(주)LG도 전일대비 9.89%, 6100원 하락한 5만5600원을 기록했고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등 자회사도  각각 -4.46%, -6.32% 급락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해당 루머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으며 LG전자는 오후 6시까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지난달 S&P는 LG전자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강등했고 무디스와 피치도 LG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LG전자가 당장 대규모 유상증자가 필요할 만큼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용등급 강등과 업황 부진 등을 고려하면 상황을 타개할 묘수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맞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이자와 원금 상환의 부담이 따르는 회사채보다는 유상증자로 추가자금 확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모기업인 LG그룹의 재무구조가 탄탄한 것도 추가출자 가능성을 높인다.

희박하지만 일부에서는 LG전자에 유동성 위기에 빠진 자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상당수 증권 전문가들도 LG전자가 다른 계열사의 유동성 악화를 떠안을 이유가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이다.

◆“변동성 확대, 단기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편 코스닥 지수 역시 나흘 만에 하락 반전하며 490선을 내줬다. 3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5.58포인트(-1.13%) 내린 487.91로 마감했다. 개장직후 약하게 상승세를 타던 코스닥은 유럽 재정리스크가 확대되며 오전 11시경 하락세로 꺾였다.

이날 외국인은 365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96억원, 29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은 전일대비 0.8% 오른 3만7750원으로 장을 마쳤고 포스코 ICT와 에스에프에이는 각각 5.74%, 3.02% 상승했다. 반면 다음과 서울반도체는 각각 2%대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CJ E&M과 포스코켐텍, SK브로드밴드도 1%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27개를 포함해 323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하한가 4개 종목을 비롯한 617개 종목이 내렸다. 65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차장은 “국내 증시가 기관의 매도세 전환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형국으로 최근의 조정국면이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그리스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동시에 대외적인 변수를 확인하면서 시장 대응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