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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1조원 유상증자설에 코스피 '패닉'

그룹株 '전종목 ↓' 거래소 3일 조회공시

이수영 기자 기자  2011.11.03 14: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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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3일 미국의 3자 양적완화(QE3) 검토 소식에도 불구하고 3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코스피가 ‘LG전자 유상증자설’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오전 증권가에서 LG전자가 1조원대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되며 LG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9800원 떨어진 6만1600원으로 마감했다. 무려 13.73%나 빠진 수치다. 뿐만 아니라 그룹주 전체가 동반 추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충격의 LG ‘무너진 명가’

(주)LG도 전일대비 9.89%, 6100원 하락한 5만5600원을 기록했고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등 자회사도  각각 -4.46%, -6.32% 급락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해당 루머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으며 LG전자는 오후 6시까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LG측은 그룹 차원의 대응을 자제하며 쉬쉬하는 모습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 발표된 3분기 실적으로 미뤄 당장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추가 실적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26일 LG전자 3분기 실적 발표 내용에 따르면 매출액 12조9000억원을 올렸으며 3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돌이 연구원은 “3분기 신규 스마트폰 라인업의 부재와 수익성이 낮은 피처폰 라인업 생산 축소로 휴대폰 출하량이 25.7% 줄었고 북미와 유럽의 수요 감소로 가전제품 판매가 부진한 것이 영업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LG전자의 실적부진은 영업손실 뿐만이 아니다. 금융관련 손실액이 2347억원, 디스플레이 등 관계기업 투자손실로 26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만약 4분기에도 영업흑자가 나지 않으면 손실분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한다.

◆신용등급 강등 충격에 막다른 선택?

특히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잇달아 최근 LG전자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강등했다는 것도 자금 차입을 막는 걸림돌이다. 신용등급 하향으로 회사채 추가 발행이 까다로워진데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등급전망 기준으로 삼는 것이 차입비율과 세전이익(EBIT)이기 때문이다. 만약 금융권 차입을 늘리면 추가 신용등급 하락을 부채질할 수도 있다.

지난달 S&P는 LG전자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강등했고 무디스와 피치도 LG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LG전자가 당장 대규모 유상증자가 필요할 만큼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용등급 강등과 업황 부진 등을 고려하면 상황을 타개할 묘수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맞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이자와 원금 상환의 부담이 따르는 회사채보다는 유상증자로 추가자금 확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모기업인 LG그룹의 재무구조가 탄탄한 것도 추가출자 가능성을 높인다.

희박하지만 일부에서는 LG전자에 유동성 위기에 빠진 자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앞서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간담회에서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상당수 증권 전문가들도 LG전자가 다른 계열사의 유동성 악화를 떠안을 이유가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