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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학회 "약시는 실명 원인, 만3~6세 치료 중요"

8~9세 시력 완성…치료시기 놓치면 회복 어려워

조민경 기자 기자  2011.11.02 1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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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외국에서 약시는 성인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반면, 국내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시는 시력저하가 있으면서 안경교정으로 정상시력이 되지 않고 시력표 상에서 두 눈 간의 두 줄 이상의 시력차이가 나는 것을 말한다. 방치하면 실명 위험이 높지만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완치율이 높아져 무엇보다 조기발견이 중요한 질환이다. 그럼에도 약시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한안과학회(이하 안과학회)가 약시 조기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1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약시 치료시기와 완치율과의 상관관계를 발표했다.

보통 시력은 출생 후 4개월까지 가장 급격하게 발달하고 만 8~9세경 시력이 완성된다. 약시는 어릴 때 시력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경우다. 따라서 시력이 형성되는 만 3~6세가 약시를 치료하는데 가장 중요한 시기다. 

   
약시는 진단과 치료시기가 빠를수록 완치율이 높은 질환이다. 이에 대한안과학회는 약시의 조기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4세 시력검진, 평생 시력장애를 예방합니다'라는 주제로 강좌와 캠페인을 실시한다.

학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만 3~6세까지 취학 전 아동 3만3955명을 대상으로 검진한 결과 81명(0.2%)이 약시로 나타났다. 10년 후인 2010년 검사에서는 8만2912명 중 264명(0.32%)이 약시 진단을 받았다. 전국의 만 3~6세 아동이 200만명 정도인 것을 감안했을 때 전국적으로 6000여명의 아동이 약시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약시는 치료시기가 빠를수록 완치비율이 높다.

안과학회가 국내 대학병원 9곳을 내원한 어린이 약시 환자 222명을 대상으로 치료시작 시기와 완치비율을 분석한 결과 만 4세부터 치료를 시작한 환자군은 완치율이 95%에 달했다. 반면 만 8세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군은 23%만이 완치됐다.

이에 대해 안과학회 이사장 곽형우 교수는 “치료시작 시기가 빠를수록 치료효과가 좋은 것은 시력이 만 8~9세경 거의 완성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또 “이 시기 전에 약시치료를 받지 않으면 시력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만 3~4세부터 시력검진을 받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약시의 원인은 부동시(양쪽 눈 시력이 같지 않은 경우, 짝눈)가 56%, 사시가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시는 눈에 띄는 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쉽지 않지만 사시는 쉽게 알 수 있어 발견하기가 쉽다. 아이에게서 사시 증상이 의심되면 안과를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약시의 치료원리는 의외로 간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시는 대부분 한쪽 눈에서만 나타나기 때문에 약시가 없는 눈을 가리고 약시가 있는 눈으로만 사물을 보도록 해 시력이 발달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가림치료’와 ‘처벌치료’ 등이 있다.  

안과학회 한승한 교수는 “특히 ‘가림치료’는 좋은 눈을 일정시간 동안 안대로 가려줌으로써 시력이 나쁜 눈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게 돼 시력이 회복될 수 있는 기회를 줘 약시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과학회는 약시 조기진단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오는 7일부터 12일까지 전국 25개 대병원을 주축으로 ‘4세 시력검진, 평생 시력장애를 예방합니다’는 주제로 대국민 강좌와 캠페인을 실시한다.

다음은 이날 있은 안과학회 한승한 교수, 김승현 교수와의 일문일답.

-만 3~4세에 조기검진을 통한 약시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 또래 아이들의 시력검진이 가능한가.
▲만 3세 아동의 50% 이상이 그림모양 등으로 시력검사가 가능하다. 시력검진 시기가 빠를수록 약시 진단과 치료시기가 빨라져 완치율이 높아진다. 만 3~4세 아이들에게 안과검진을 받게 하는 것은 평생 시력 장애를 예방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선진국에서는 이 같은 검진을 의무화하고 있다. 

-약시로 발생할 수 있는 정신적, 사회적 문제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약시는 평생 지속되는 영구적 장애다. 또 아이들이 성장할 때 시각을 통해 지적성장 등을 하게 되는데 지적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아울러 학교생활, 운전 등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최근 3D 입체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약시의 경우 입체시가 약하거나 없어 3D 입체영상을 인식할 수 없다.

-저시력과 약시는 동일한 질환인가.
▲저시력은 백내장, 선천성 안구외상 등 여러 가지 원인 질환에 의해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시력의 이상이나 시기능의 문제를 말한다. 시력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약시는 넓은 의미에서 저시력에 포함될 수 있으나 모든 약시가 저시력은 아니다. 약시는 회복가능하고 안구자체에는 이상이 없는 반면, 저시력은 회복이 어려워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