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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비자 속도 외면한 이통사 속도경쟁

유재준 기자 기자  2011.11.01 13: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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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스마트폰은 국내서만 이용자가 벌써 2000만명을 돌파, 국민의 약 40%가 생활필수품으로 챙길 만큼 시장이 급성장했다. 최근에는 취미와 문화생활, 교육, 커뮤니케이션 등 스마트폰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이용자들은 더 빠른 통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고, 각 대리점도 손님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유치경쟁만 치열할 뿐, 제대로 된 서비스가 대리점에서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우려스럽다. 하루 전 직접 겪은 일이다.

서울 주요 통신사 대리점을 직접 방문했다. 4G LTE 시장에 출시된 제품은 갤럭시SⅡ LTE, 옵티머스 LTE, HTC 레이더 4G 등으로 다양한 스마트폰을 살펴보려했지만 개통되지 않은 제품에 디자인만 살피는 소비자가 어렵지 않게 눈에 띄었다.

대리점을 방문한 고객들의 실망한 눈빛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었다. 5배 이상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LTE 서비스 직접 체험·구입하기 위해 대리점에 방문했지만 정작 체험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한 대 정도다. 이마저도 사용해보기 위해서는 차례로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했다.

제조사나 이동통신사들은 각종 TV 광고나 이벤트를 선보이며 속도에 민감한 이용자들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만한 소재들로 구성해 빠른 속도를 어필하고 있다.

속도에 민감하다는 것은 곧 빠른 것을 원하는 것인데, 그만큼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로서는 이러한 실상이 여간 껄끄러울 수 있다.

물론 제조사 입장에서는 대리점의 관리미숙과 분실우려 등 다양한 이유로 시연폰 제공을 꺼린다고 하지만 TV 광고로만 제품의 성능을 보고 판단하기에는 소비자들의 수준은 이미 그 수준을 넘었다.

바꿔 말하면, 이통사들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SNS 활동이 활발한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체험기회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보다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기분 처음이야’, ‘당신의 LTE, True HD입니까’, ‘꿈의 통신 4G LTE로’, ‘역사는 바뀐다’ 등 각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이 내세운 슬로건들이다.

   
 
하지만 대리점에서는 정작 “제조업체에서는 시연할 제품을 제공해 줘야 소개도 하고 속도도 비교하면서 구매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데 시연폰을 지원해 주지 않고 있다”며 “유심칩이 적용 안 된 제품은 비치용으로 준비해 놨지만 이것조차 대리점이 제품 값을 손해 보면서 전시해 놓은 것이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4G LTE 시장선점에 최대 주요 쟁점은 속도와 서비스다. 하지만 체험하지 않고는 그것이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소비자가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장소와 제품, 제품 설명 등 다양한 기회 제공도 서비스의 일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