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내달 11일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금융투자사에 대한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실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824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번 결정은 증권사의 위탁수수료 인하를 이끌어내기 위한 선제공격의 성격이 짙다. 실제로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일부 증권사가 위탁수수료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하 기간이 연말까지로 한정된 데다 인하율도 미미해 실제 투자자들이 혜택을 체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관기관 선제공격에 증권사 ‘움찔’
거래소, 예탁원에 이어 한국금융투자협회(회장 황건호·이하 금투협)도 증권사 등 투자사들의 위탁매매수수료 인하를 적극 유도하겠다고 31일 밝혔다. 금투협은 앞서 지난 26일 금융투자업계 긴급 기획담당임원회의를 열고 유관기관 수수료 면제가 실제 투자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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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은 “내달 1일부터 12월말까지 주식·선물·옵션에 대한 위탁수수료를 인하한다”고 31일 밝혔다. 대우증권은 거래소와 예탁원의 면제액 규모를 100% 반영해 주식 0.004623%p, 선물 0.0003036%p, 옵션 0.0112654%p 씩 위탁수수료를 내릴 계획이다. |
이처럼 유관기관들이 나서 압박 수위를 높이자 증권사들도 속속 수수료 인하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KDB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대표적이다.
대우증권은 “내달 1일부터 12월말까지 주식·선물·옵션에 대한 위탁수수료를 인하한다”고 31일 밝혔다. 인하 규모는 거래소와 예탁원의 면제액을 100% 반영해 주식 0.004623%p, 선물 0.0003036%p, 옵션 0.0112654%p 씩 내릴 계획이다.
같은 날 미래에셋증권도 다음달 1일부터 연말까지 주식, 지수선물, 지수옵션 매매수수료를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은 역시 거래소 면제분 만큼 수수료를 인하할 계획이며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증권 등도 비슷한 수준에서 수수료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
◆연간 수수료 수익 6조~8조원 “인하율 짜다”
그러나 업계가 연간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익이 수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번 인하 결정은 생색내기라는 혹평이 적지 않다. 증권사들이 당기 순이익의 2~3배에 달하는 액수인 6조~9조원을 수수료로 챙기는 만큼 추가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회계연도별 수수료 수익은 2008년 6조7000억원에 이어 2009년 8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8조원 수익 중 주식 등을 거래하고 받은 수탁수수료가 5조3618억원, 펀드 취급 수수료는 6690억원으로 집계됐다.
수탁수수료 수익은 대우증권이 431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증권 4275억원, 우리투자증권 3863억원, 현대증권 3640억원, 한국투자증권 3332억원, 신한금융투자 3152억원 순이었다.
펀드 관련 수익은 미래에셋증권이 1306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한국투자증권 965억원, 삼성증권 718억원, 하나대투증권이 619억원을 벌어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