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24일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한 중국고섬공고유한공사(이하 중국소섬)의 주당 현재 가치가 공개됐다. 대표주관사인 KDB대우증권(사장 임기영·이하 대우증권)은 31일 현재 추정되는 중국고섬 주식의 가치와 투자자들이 유의해야할 사항 등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 24일 한국거래소는 “중국고섬이 국내 감사인인 E&Y한영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음에 따라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이 오는 11월2일까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거래소는 곧바로 정리매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모가 대비 1/3토막 ‘투자자 분노’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감사 전 재무제표 등으로 평가한 중국고섬의 자본금은 2124억원(6월30일 기준·1RMB 당 166.80원)이다. 이를 국내에서 발행된 주식예탁증서(KDR)로 환산하면 1주당 2083원의 가치가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KDR 1주는 원주 20주로 바꿀 수 있으며 원주 1주의 가치는 104원으로 평가됐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주당 70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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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25일 중국고섬의 코스피 신규상장기념식 당시 모습. 중국고섬은 2009년 9월 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됐으며 국내 상장은 싱가포르 주식에 대한 예탁증서(DR) 발행 형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상장 2개월 만인 지난 3월 회계부정 사실이 드러나 싱가포르와 국내 시장에서 잇따라 거래가 정지됐으며 상장 9개월여 만인 지난 24일 한국거래소는 중국고섬에 대해 사실상 상장폐지 수순에 돌입했다. |
현재 개인투자자들은 거액의 원금손실을 각오하고라도 주식을 처분하겠다는 입장이다. 방법은 11월 중순경 예정된 거래소 정리매매 기간 동안 주식을 팔거나 국내 상장된 KDR을 싱가포르 원주로 전환하는 것. 투자자들은 정리매매 보다 원주전환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우증권 측은 처분하더라도 지나치게 서두르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아직 특별감사인의 보고서와 감사가 완료된 재무제표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섣불리 기업 가치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특별감사인의 최종보고서 제출 시기는 11월 이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주전환 미리하면 정리매매 참여 어려워”
대우증권 IB사업부장 정태영 전무는 “6월말 기준 감사 전 재무제표와 ‘화상프로젝트’에 대한 외부 전문가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회사 가치를 판단하는데 일부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얻었다”며 “하지만 감사 전 자료인 만큼 정확한 기업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정 전무는 또 “KDR을 싱가포르 원주로 미리 전환하면 정리매매에 참여하기가 어려워진다”며 “KDR의 가치와 정리매매 기간(7영업일) 동안 형성되는 가격흐름 등을 살핀 뒤에 처분 방식을 결정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중국고섬 KDR의 원주전환은 상장폐지 이후에도 가능하다. 원주전환을 원하는 투자자는 대우증권 지점을 방문해 주식예탁증서 해지 신청을 하면 된다. 전환 기간은 약 2~4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매매가 재개될 경우 대우증권을 통해 원주 매도가 가능하다.
한편 중국고섬 개인투자자 553명은 상장사 부실 심사를 이유로 한국거래소와 대우·한화증권, 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19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