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석 기자 기자 2011.10.28 15:17:46
[프라임경제] 이명박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에 총력을 쏟고 있는 가운데, 27일 TV에서 방송된 이명박 정부의 한·미FTA 광고가 야권과 시민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정부의 한미자유무역협정 홍보 광고에 뜬금없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등장한 것.
이 광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국민여러분 오로지 경제적 실익을 중심에 놓고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 한미FTA는 다음 세대를 고민하고 내린 결단”이라는 신문기사가 크게 클로즈업된다.
그리고 그 다음 대목에선 “노무현 대통령이 시작한 한·미FTA, 이명박 대통령이 마무리하겠습니다”라는 해설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미 의회에서 “한·미FTA는 양국 모두 윈-윈하는 역사적 성과입니다”라고 말한 뒤 기립박수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광고의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의 절반 분량에 노 전 대통령을 등장시켜 지금 퍼주기 재협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FTA를 흡사 노 전 대통령이 지지하는 것처럼 제작했다.
이 광고에 대해 노무현재단은 28일 논평을 내고 “정말 비겁하고, 야비하다. 어제 TV에서 이명박 정부의 한·미FTA 광고를 보고 경악했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의사소통방식이 아무리 일방통행식이라지만 이건 정말 아니”라고 맹비난했다.
노무현재단 측은 “이명박 정부가 지금 국회 비준을 받으려고 하는 한·미FTA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한·미 FTA의 ‘짝퉁’이고, 불량부품을 여기저기 끼워넣은 ‘불량상품’”이라면서 “노 전 대통령께서 살아계셨다면, 이명박 정부가 국민여론을 무시하고 퍼주기 재협상을 한 데 대해 이 대통령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가지도자가 그렇게 국익을 내팽개치면 안된다’고 따끔하게 충고하셨을 사안”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이어 “어떻게 제정신으로 그런 황당한 광고를 버젓이 TV에서 틀 수 있단 말인가”라면서 “아무리 급해도 허위사실로 고인이 되신 전직 대통령을 또 한 번 모욕하는 짓을 할 수가 있나,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광고 말미에 나온 대로 한·미FTA는 정파나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다. 협잡과 거짓으로 도배한들 ‘퍼주기 한·미FTA’가 대한민국의 장밋빛 미래가 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한·미FTA 광고 방영을 즉각 중단하고, 공식 사과하라. 이명박 정부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고 광고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도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등장시킨 광고까지 만들어 한미 FTA 처리를 위한 정당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면서 “표적사정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장본인들이, 지금에 와서 돌아가신 분까지 내세워 홍보하고 있으니 그 염치없는 행태가 참으로 가증스러울 뿐”이라며 격한 반응을 드러냈다.
이용섭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분명히 말하건대 재재협상을 통해 이익균형을 깨뜨린 FTA는 ‘MB FTA’이지 ‘노무현 FTA’가 아니”라고 지적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다음 세대를 고민하고 내린 결단’은 국민을 위한 ‘좋은 FTA’였고 참여정부 당시 합의했던 비준안을 미국 의회에서 결사적으로 반대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미국 국민이 아닌, ‘우리 국민’에게 유리하도록 합의한 FTA였기 때문에 미국 의회가 끝까지 비준을 미루고 재협상을 요구해 온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 추가로 합의하고 비준을 서두르고 있는 협정안은 미국 의회가 쌍수를 들고 환영을 했음은 물론이고 기립박수까지 쳐 가며 속전속결로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된 협상이지만, 그 때의 ‘좋은 FTA’가 현 정부 들어 ‘미국에만 유리하도록’ 이익 균형이 깨진 ‘나쁜 FTA’로 변질됐다는 방증이라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이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아무리 한미 FTA가 필요하고 중요해도 국민없는 한미 FTA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면서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이익보다 ‘한미 우호 증진’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얼토당토않은 광고로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욕되게 하지 말고, 즉각 해당 광고홍보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광고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TV 광고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노무현 대통령 육성을 활용해서 노 대통령이 시작한 FTA를 이명박 대통령이 마무리하겠다고 해서, 민주당의 반대를 마치 당신들이 해놓은 걸 왜 반대하느냐는 식으로 왜곡선전을 했다”면서 “왜곡 광고를 중단해야 한다”고 정부 측에 항의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2008년 9월 미국 금융위기 이후 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고 자서전에서 명백하게 기술하고 있다”면서 “TV 광고에서 노 대통령의 육성을 활용한 왜곡광고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무현재단 사이트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이용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비등하다.
“이명박 정부의 야비한 짓거리는 어디까지 일까? 피가 꺼꾸로 도는 기분(합천촌놈)”, “저도 성질이 나서 무지하게 화났었습니다. 정말 나쁜 정권입니다. 어찌 국가가 사실을 왜곡하고 또 왜곡된 선전으로 순진한 국민들을 기만하는지요(미빈)”, “이거 법적으로 문제화 할 수는 없는건가요, 도저히 이 정부를 용납할 수가 없네요. 진심이 없는 사과따위로는 납득이 안될것 같습니다(메이비)” “MB는 사리사욕을 위해 우리 대통령님을 부엉이바위에서 밀어 버리더니 이제는 같은 이유로 부관참시를 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표현이 MB의 추악함을 알리기에 적당할까요.(엠티가든)” 등의 글들이 올라오며 이명박 대통령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