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퇴직연금신탁에 예금 등 자사 원리금 보장상품을 70%이상 포함할 수 없도록 한 퇴직연금감독 규정 개정안이 확정되면서 은행 및 증권업계의 반발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적연금 시장 확대를 근거로 규제 완화의 당위성을 언급한 것이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는 퇴직연금 사업자의 고금리 과당 경쟁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으로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안을 확정, 12월부터 퇴직연금 자사 원리금보장상품 운용비율을 70%로 제한했다.
지난 8월말 기준 자사상품 비중은 은행과 증권사가 각각 99.8%, 82.7% 비율인 만큼 실제 국공채나 타사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운용되는 보험사는 대상에서 빠져있다.
은행들은 정작 보험사와 증권사가 고금리 경쟁을 부추겼음에도 불구, 은행만 타격을 입게 됐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규제에서 벗어났고 증권업계의 경우 자사 원리금보장상품 운용비율이 낮은 만큼 실질적인 피해는 은행권이 가장 크다는 주장이다.
현재 정기예금 등을 이용한 자행 원리금보장상품의 퇴직연금 운용비율은 93%에 달하지만 당장 오는 12월부터는 70% 초과분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타 퇴직연금사업자의 상품으로 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규정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아 특정 업종에서 특별히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확정기여형(DC)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보호되는 5000만원 이내일 경우 규정에서 제외되고 확정급여형(DB)도 회사별 적립금이 10억 미만이면 예외인 만큼 규정에 적용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
특히 우리나라 퇴직연금은 정기예금이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원리금 보장형'과 '확정급여형'의 비중이 높아 금융투자업계의 시장선점을 위한 정기예금 금리 인상 등의 경쟁완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견해를 고수해왔다.
증권사 역시 원리금 보장상품인 ELS 편입비율을 70% 이하로 무조건 맞춰야 하는 것은 은행·보험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ELS도 보험 상품과 마찬가지로 채권, 타사 예금, MMF 등으로 운용돼 보험만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이렇듯 은행과 증권업계의 계속된 반발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업계의 상반된 의견들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현재 김석동 위원장을 축으로 촉발된 사적연금 시장 활성화 대책에 따라 규제 완화 방안이 마련될 기미가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개정된 감독 규정은 △퇴직연금 신탁계약의 자사 원리금보장 상품 편입비율 제한 △특별이익 등 불건전 영업행위 규제 명확화 △공시 강화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