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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세 서울주택시장에 ‘박원순 공약’…과연 통할까?

[심층진단] 임대주택 활성화 초점…공급 규모 따른 서울시 부채 해결 시급

김관식 기자 기자  2011.10.28 1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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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5년만에 3000만원이 뛰었다. 이와 중에 서울 평균 전세값은 연일 전국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한 달에 300만원 후반 때를 버는 직장인이 서울 서초구에서 전셋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10년이 걸린다. 숨만 쉬면서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모아야 가능한 일이다. 최근 서울 주택시장이 각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주택거래 침체→투자심리 위축→전셋값 상승 등의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주택시장에서 서민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박원순 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임대주택 활성화. 넘처나는 주택수요에 맞춰 공급이 빠르게 이뤄질 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임대주택이 단기간에 공급되기 힘든 만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박원순 야권 단일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후보시절 박 시장의 공약을 살펴보면 한강르네상스, 뉴타운사업 등을 재검토하는 대신,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등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공약을 내세웠다.

즉 대규모 도심개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함에 따라 현재 서울의 집값을 올린다는 것이 아닌 임대주택 공급 등 저소득층을 위한 서민주거복지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동안 서울시에 극심한 전세난 해소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꺼낸 박 시장의 공약이 앞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갈수록 삭막한 서울 전세시장

서울지역 전셋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오세훈 전 서울 시장 때나 지금이나 전세난과 서울시 서민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이야기는 매번 나올 수밖에 없는 공약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을 통해 시장에 나타나는 효과는 미미했다. 각종 절차 등 공급 과정 등에 문제가 많은 임대주택은 공급시기 자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넘치는 주택수요보다 항상 늦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전국적으로 임대차가구의 절반이 월세 계약이다. 치솟는 전셋값을 견디지 못하고 월세로 전환하는 임대차 가구가 증가한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지역은 서울 임대차 가구 중 월셋집 비중은 지난 2005년 38.20%에서 2010년 42.81%로 증가했다.

여기에 통계청이 지난 27일 집계한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 주거실태 부문 중 서울의 평균 전셋값은 1억1378만원으로 가장 높다. 특히 ‘전세금 1억 이상’은 서초구 80.1%, 강남구 78.1%에 이어 수도권에선 과천시 71.6%등으로 서울과 수도권이 가장 많다.

최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조사한 시도별 평균전셋값(아파트, 주상복합, 재건축 시세 기준)은 서울지역이 2억5673만원으로 조사됐다. 2분기 현재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371만원(통계청 발표 기준)임을 감안하면 이 금액을 매월 전부 저축하고 서울시에서 전셋집을 마련하면 5년9개월이 걸리는 셈이다.

특히 평균 전셋값이 4억4724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서초구의 경우에는 전세금 마련에만 꼬박 10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닥터아파트 조은상 리서치팀 팀장은 “서울 부동산 정책 중 임대주택을 늘리겠다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실질적으로 단기간에 공급하기란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 박원순 시장의 서민주거복지에 맞춘 공약대로 구체적인 공급계획과 재원마련에 대한 재정확보안이 나오면 전셋값 안정에 대한 기대심리는 확산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약 핵심은 ‘서민주거문제 해소’

박원순 시장이 새로운 서울 시장으로 당선됨에 따라 앞서 후보시절 박 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서울시 주거복지 관련 부동산 관련 정책이 재조명 받고 있다.

우선 후보시절 박 당선자는 △한강르네상스 재검토 △재건축 과속 방지 및 뉴타운사업 전면 재검토 △공공임대주택 8만 가구 공급 △주택바우처 확대 △임대주택 및 장기전세주택 공급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인한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 대한 이주수요 등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해 사업 기간을 조정하는 대신 순차적으로 단독·다세대주택을 유지·보수하는 두꺼비하우징 사업 등의 친화적인 개발 사업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담겨있다.

박 시장의 공약대로라면 우선적으로 서울지역 뉴타운과 강남권 재건축시장을 비롯한 일반주택시장의 추가적인 가격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부채축소를 목표로 한강르네상스 개발사업을 비롯한 각종 개발사업 유보내지 폐지하는 한편,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아파트 공급이 붙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서울시는 박 시장의 핵심 공약인 공공임대주택 활성화를 중심으로 한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을 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의 핵심 공약을 살펴보면 서민·중산층에게는 장기전세주택을, 저소득층에게는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 정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공시설 및 대학주변의 1~2인 소형주택을 공급하는 민간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전세보증금센터’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박 시장의 공약은 전임 시장이 내건 공공임대주택건설공약과 비슷한 면이 있어 기존 공공임대주택건설 계획을 세부적으로 보완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며 “오세훈 전 시장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은 소형위주로 공급하면서 기본 틀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대주택공급 “첫 단추를 잘 껴야”

한편, 박 시장이 당선되면서 후보시절 공약으로 꺼낸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으로 인해 일단 시장에선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 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임대주택이 얼마나 빠른 시간에 공급될 지는 지켜봐 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닥터아파트 조 팀장은 “박 시장의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가 실제로 수요자의 체감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공급이 된다면 전월세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공급계획과 재원마련이 제대로 진행돼야 수요자들의 심리적인 안정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대 부동산학과 조덕훈 교수는 “전세값이나 집값 등의 문제는 주택 수급이 가장 큰 문제”라며 “단기에 해결 하려 해도 정책적으로 예산이 있어야 하고 집행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임대주택 활성화 공약에 앞서 그 동안 나왔던 부동산 정책이 근본적으로 주택 수급에 대한 예측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교수는 “즉흥적인 정책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주택 수급에 대한 예측을 잘 해야 하는 데 막상 현실에 나타난 문제를 예측하기가 힘들다”며 “주택 수요는 즉각적으로 움직이는데 공급 계획은 매번 뒤에 나와 첫 단추 끼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임대주택을 공급을 위한 서울시 예산 문제도 조속히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 교수는 “예산이 뒷받침된 임대주택 규모가 나오려면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며 “그러나 임대주택 건설 주체인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임대주택을 공급하면 재정적자가 불가피한 데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