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어청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을 경호처장으로 내정한 것을 두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자유선진당 등 야권의 반발이 거세다.
국민은 이 대통령을 표로 심판하고 있는데, 정작 대통령은 성난 민심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실정을 상징하는 인물을 청와대로 끌어들였다는 게 핵심적인 이유다.
어청수 내정자는 경찰청장 시절이던 지난 2008년, 온 국민이 들고 일어난 촛불시위에 대해 ‘명박산성’을 쌓은 뒤 물대포를 동원한 강경 진압을 실시, 국민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이 대통령을 온몸으로 감쌌던 인물로 유명하다.
‘명박산성’은 광화문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완벽하게 차단하기 위해 대형 컨테이너를 수십개를 용접해 장벽을 쌓은 것으로, 이명박 정부의 ‘불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단어로 회자돼 왔다.
어쨌든 27일 오전 이 대통령이 “재보선 결과에 담긴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어 이사장을 경호처장으로 임명한 것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자세’라는 지적이 야권으로부터 나온다.
당장 민주당은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보은인사로 평가할 수 밖에 없다”고 이번 인사를 비판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어 내정자는 광화문에 대형 컨테이너로 쌓은 장벽을 두고 ‘명박산성’이라는 지탄을 받으면서도 서울경찰청장이 진압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경질하고 직접 강경 진압에 앞장섰다”면서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 충성심을 가진 인물이니 어찌보면 경호처장의 적임자로 보일 수 있으나, 어 내정자가 대통령직을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자리로 생각한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정권 말, 레임덕에 시달리고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등과 관련해 국민적 의혹에 빠진 대통령이 이에 대해 해명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또다시 ‘명박산성’을 쌓듯 국민의 목소리를 차단할 것인가”라면서 “오전 ‘재보선 결과에 담긴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던 대통령의 말씀이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의심스러운 지경에 이르렀으니 통탄스럽다”고 질타했다.
민주노동당 역시 “어청수 전 경찰청장은 재직 중이던 2008년, 광화문 광장 앞에 명박산성을 쌓아서 이명박 정권의 반민주성과 불통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면서 “대통령의 아집과 독선의 끝이 정말 어디인지를 모르겠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신창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이 반민주와 불통의 상징인 어청수 전 청장을 경호처장의 후임으로 맡긴 것은, 앞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조금도 듣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와 같다”면서 “더군다나 어제 서울 시민들은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사실상 정권과 이명박 대통령을 투표로 탄핵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신 부대변인은 이어 “국민은 대통령을 표로 심판하고 있는데, 정작 대통령은 성난 민심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실정을 상징하는 인물을 끌어들이다니 너무도 한심하다”면서 “이 대통령이 지금과 같은 독선을 고집한다면, 정권 몰락의 길만 재촉할 뿐이라는 점 거듭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자유선진당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촛불시위 진압의 주역이었던 어청수 전 경찰청장을 경호처장으로 임명한 것을 보면 청와대는 촛불이 가장 위협적이라고 생각했나 보다”고 비꼬면서 “그러나 촛불시위대에 대한 과잉진압 논란과 국회에서의 고압적인 자세, 그리고 종교편향 논란까지 불러일으킨 어청수 전 경찰청장을 경호처장으로 선임한 것은 대통령 인사권을 과잉 행사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특히 “하필이면 재보궐선거 다음날 은근슬쩍 발표해 논란을 피하려는 수법도 당당하지 못하다”고 쓴소리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