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태국 중·북부 지역에 3개월 넘게 몰아친 집중 호우는 370명 이상의 생명을 집어삼켰고 5000억바트(18조3650억원)에 이르는 금전적 피해를 가져왔다. 50년 만에 닥친 최악의 홍수로 태국 정부는 방콕을 비롯한 21개주에 27일부터 31일간 임시 공휴일을 선포했고, 돈므앙 공항을 내달 1일까지 잠정폐쇄하기로 했다.
물론 이 같은 재앙은 지구촌 한 가족 입장에서 가슴 아픈 비극이지만 일부 업계에는 호재가 되고 있다.
우선 세계 최대의 쌀·고무 수출국인 태국의 홍수로 쌀 선물 가격이 상승한다는 소식에 CJ프레시웨이, 이지바이오 등 농산물관련주가 웃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는 이번 홍수로 태국의 쌀 생산량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쌀 선물 가격이 급등했다. 11월 인도분 쌀 선물가격은 가격제한폭까지 뛰어 전날보다 0.5센트(3%) 오른 파운드당 16.905센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주 만에 10% 가까이 오른 수치다.
화학업종도 반사이익을 기대할 만하다. 태국은 쌀과 더불어 세계 시장점유율 31%의 최대 천연고무 생산국가로, 지난해에도 홍수로 천연고무 생산에 어려움을 겪자 천연고무 가격이 3400달러에서 60%가량 급등한 5800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렇듯 천연고무 가격 급등은 대체제인 합성고무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금호석유, LG화학 등 합성고무 생산주에 호재로 분석된다.
태국에 핵산 생산설비를 갖춘 일본 조미료업체 아지노모토의 침수피해로, 이 업체 최대 라이벌인 CJ제일제당 역시 핵산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이 꼽는 최고 수혜주는 단연 완성차 업체다.
이번 물난리로 태국 아유타야 지역에 위치한 40여개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혼다 아유타야 공장침수(연산 42만대)의 가동 중단으로 도요타 부품 공급에도 차질이 생겨 태국 내 공장 생산중단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의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닛산 태국 공장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곧 일본 완성차 업계의 신차 출시 및 마케팅 강화 우려 감소로 이어져 국내 완성차 업계에 커다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7일 남경문 KTB투자증권은 "올 4분기 일본 완성차 업계는 신차 출시와 생산 정상화로 판매에 가속도를 붙일 예정이었지만 엔고 현상 지속과 아세안 지역 생산 차질에 따른 수익악화로 정상적 마케팅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현대차, 기아차 등은 연간 시장규모 230만대로 한국 내수 시장의 1.5배 규모인 아세안지역 시장 개척 가능성이 높일 수 있게 됐다.
아세안 지역은 일본 완성차 업체의 아성으로 우리 완성차업계에 있어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곳이다. 2010년 기준 일본 완성차 업체의 아세안 시장점유율은 54% 정도며, 도요타의 시장점유율은 38%에 달하고 있다. 이에 반해 현대차, 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은 2%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이에 반해 반도체업종에는 일정 부분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태국의 전 세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생산량은 25%가량으로 이는 세계 2위 수준이다. 이번 악재로 전세계 HDD사업 시장점유율 선두업체인 웨스턴디지털과 씨게이트도 피해를 입었으며 도시바 역시 태국 내 공장 9곳의 생산을 중단하고 필리핀 공장에서 HDD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HDD 생산차질은 PC를 포함한 스마트기기 생산과 맞물려 반도체 완성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전문가들은 이번 홍수 여파로 인한 태국 관광객 수요 감소를 우려하며 여행주도 당분간 증시에서 고전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수 피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 여행업종에 일부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동남아 관광은 태국 외에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대안상품이 있어 태국 홍수가 여행업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