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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호 코스닥 진출 네프로아이티, 치욕의 퇴출 스토리

[탐사보도] 외국기업 심사·관리 문제점 투성…소액공모제 효과 ‘별로’

이정하 기자 기자  2011.10.27 11: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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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본 1호 코스닥 상장기업 네프로아이티(950030)가 결국 상장 폐지의 길을 걷게 됐다. 26일 한국거래소는 “기업의 계속성 및 경영의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네프로아이티의 거래 주식수는 660만주며, 거래가 정지된 지난 7월18일 종가는 1650원이다.

알고 보니 만성 적자

인터넷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업체 네프로아이티는 2009년 4월24일 코스닥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상장 당시 삼성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했으며 국내 첫 1호 일본 상장기업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공모가 4500원보다 두 배 높은 9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하며 5거래일 만에 장중 최고가를 기록하며 1만7450원을 달성했다.

   

'이때는 희망 가득했지만..' 2009년 네프로아이티의 코스닥 상장 당시, 기념패 전달 후 관계자들의 기념촬영. 사진 왼쪽부터 김석 삼성증권 부사장, 나구모 히로아키 네프로아이티 대표이사, 카나이 다케시 네프로아이티 회장, 곽성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김재찬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 부회장.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 김동준 연구원은 상장 당시 “네프로아이티가 한일 비즈니스 활성화의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국내기업과 제휴를 통해 신규사업에 관심이 제고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사업의 안정적 성장과 함께 한일 비즈니스에 대한 성과가 2009년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네프로아이티는 이후 실적 하락과 함께 몰락의 길을 걸었다. 금융감독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에는 2억2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으며 주당순이익은 -6800원이었다. 2010년 당기순이익은 3억1909만8000엔의 손실이, 주당순이익은 -6만4000엔이었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부실기업으로 전락하게 됐다.

회생을 위한 자구의 노력이 이어지기도 했다. 자사주의 가치가 계속 추락하자 네프로아이티 전경택 대표는 올해 5월 2차례에 걸쳐 2억원을 들어 자사주 17만4138주를 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네프로아이티의 주가는 10.48% 급등했다.

한국인으로 주인 바꿨지만…

코스닥 1호 일본기업 네프로아이티는 상장 2년 만에 주인이 한국기업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네프로아이티는 지난 7월6일 주식예탁증서(KDR) 전량과 경영권을 국내 금융ㆍ무역 컨설팅회사인 만다린웨스트에 넘기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또 별도의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가 네프로재팬 외 2인에서 코발트레이 외 1인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코발트레이는 컴퓨터 주변기기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다.

새 동아줄을 잡았다는 기쁨도 잠시 네프로아이티는 썩은 동아줄을 잡고 추락하고 말았다. 공모금액이 10억원 미만이었던 네프로아이티는 주관사 없이 청약을 직접 진행했고, 이를 악용한 인수업체 만다린웨스트의 부사장이 청약증거금을 가로챈 것이다.

만다린웨스트는 기존의 네프로아이티의 최대주주인 네프로재팬으로부터 주식 160만주와 경영권을 양수받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경영권이 완전히 이전된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청약증거금으로 받은 149억원을 박태경 부사장 횡령한 것이다.

횡령 사고 뒷수습에 나선 네프로아이티는 지난달 6월 횡령이 발생한 청약증거금 149억원 가운데 일부인 99억원을 환급 조치했다고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횡령사건 발생 후 거래정지 조치를 취했었다.

소액공모제는 계속~

네프로아이티의 횡령·배임 혐의로 소액공모제의 문제점이 전면에 부각됐다. 소액공모제는 소액에 한해 까다로운 절차를 단순화해 기업의 편의를 제공하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으며 10억원 미만에 한해 주관사를 끼지 않고 상장을 직접 진행할 수 있다. 박 부사장은 주관사가 따로 없다는 점을 악용해 149억원을 청약증거금을 챙긴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소액공모제 손질에 나섰다. 금융회사(증권사, 은행) 또는 증권금융이 청약증거금 관리업무(수납, 보관, 환급)를 수행토록 의무화한 것이다.

소액공모제는 소액에 한해 까다로운 절차를 단순화해 기업의 편의를 제공하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으나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9월 소액공모시 금융회사(증권사, 은행) 또는 증권금융이 청약증거금 관리업무(수납․보관․환급)를 수행토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손질된 소액공모제의 큰 틀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상한액 10억원은 그대로다.

외국기업 상장, 헛점 노출

국내 상장된 외국기업들이 잇달아 상장폐지 당하면서 국내 상장 심사 및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중국고섬의 경우 올 1월 증권사의 호평 속에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으나 회계상의 부실 문제로 거래가 정지됐다.

문제는 상장폐지에 따른 손실을 투자자들이 져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고섬의 주관한 대우증권와 한화증권, 한영회계법인을 상대로 주주들은 19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이다. 앞서 2008년 12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연합과기도 회계상의 부실 문제로 상장폐기 위기에 몰렸었다.

상장을 맡았던 주관사와 거래소는 차이나리스크, 투자의 기본 원리를 들먹이지만 책임 있는 행동은 보이지 않으며 손해배상소송에 맞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