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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라지고 안철수연구소 생기나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수혜자’ 안철수…대권 1등주자 자리매김?

최봉석 기자 기자  2011.10.27 1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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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결론부터 얘기하면 정치권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해 보이고 그 중심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우뚝 서있다.

내년 대선에서 여권을 위협할 ‘막강한’ 존재가 없었던 야권에 ‘막강한’ 존재가 혜성처럼 나타난 셈이다. 세간에서는 내년에 청와대가 사라지고 그 곳에 안철수 연구소가 생길 것이라는 농담들이 회자되고 있다.

10․26 재보선에서 범야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시장직에 당선시킨 1등 공신은 누가 있을까.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혁신과 통합 등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서울시장 선거 승리의 ‘중심 변수’는 안철수 원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은 당초 바닥이었다. 하지만 안철수의 손과 발이 움직이면서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기록했고,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측의 네거티브 전략으로 지지율이 잠시나마 휘청일 때 안철수의 편지 한 장은 지지율을 원상회복 시키며 ‘실체적 파워’를 확인시켰다.

이번 선거전은 박원순과 나경원의 ‘충돌’이었지만 일각에선 안철수 원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아바타 전쟁’이었다는 말까지 나왔다. 실제 나경원은 박원순 당선자를 “안철수 아바타”로 규정하며 자력으로 선거를 치루지 못한다고 인신 공격을 퍼붓기도 했다.

어쨌든 박원순 후보가 승리하면서 지난 수년간 ‘유력한 대선 1순위 후보’였던 박 전 대표에게 치명상을 입힌 주인공은 안 원장이라는 사실이 전 국민적으로 확인됐고, 그만큼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은 커다란 타격을 받은 셈이 됐다.

때문에 여야를 막론하고 여의도 정가는 안 원장이 향후 어떻게 변신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형국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아니라 정치인 안철수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이미 팽배하다.

가장 최근 집계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표는 지지율 28.9%로 1위를 유지했지만 2위인 안철수 원장은 21.5%를 기록하며 맹추격에 나서고 있다.

기성 정치인으로서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손학규 민주당 대표, 유시민 참여당 대표, 한명숙 전 총리, 김문수 경기지사,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등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그렇다고 안 원장이 이번 선거전에 크게 동선을 그린 것도 아니다. 박 전 대표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선거전에 ‘올인’했던 것과 달리, 안 원장은 막판에 박 당선자의 선거사무실을 한차례 방문했던 게 전부다. 그러나 그의 발걸음은 20~30대를 흔들었고, 부동층을 움직였고, 유권자들의 정치적 성향을 바꿔놨다. 정치적 지지도가 높아지면서 정치적 영향력 역시 극대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까닭에 그가 만약 기성 정치권에 발을 내딛는다면, 늘상 그래왔듯 정치권의 ‘러브콜’이 봇물을 이루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선거 혁명’에 가까울 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확인한 정치권이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가 정치권에 혹여나 진입하더라도 이번 박원순 당선자와의 연대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일단 정치적 변방에 잔류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비주류의 길을 걷다가 독자세력화의 길을 걸을 모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선거가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아닌 새로운 정치를 촉구한 안 원장의 메시지가 중도층과 부동층을 견인해 높은 투표율로 이어지게 했다는 점에서 보면, 안 원장의 향후 행보는 특정 정당에 가입하지 않고 새로운 개혁 세력과 결집해 새로운 안철수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하게 한다.

그렇다고 안 원장이 기존의 정치권과 결별이라는 초강수의 선택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이 선거 전 가진 모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은 확실히 아니다. 현 집권세력의 정치적 확장성에 반대한다”며 반(反)한나라 성향을 보였고, 그러면서 야권 단일후보인 박 당선자를 지원했다는 점 자체가 민주개혁진보 진형과 얼추 비숫한 노선을 걷게 될가능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불과 두 달 전 시작된 이른바 ‘안철수 바람’이 첫 번째 시험대였던 서울시장 선거를 ‘승리’로 가져오며 두 번째 시험대를 통과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치학자 등 전문가들은 안철수 원장이 향후 야권 통합 작업에서 범야권 세력의 절대적 지배 주주 자리로 꽤차 오를 것이라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