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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 속으로 빠진 한나라…창당 수준의 물갈이론 ‘모락’

최봉석 기자 기자  2011.10.27 09: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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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안철수 원장이 몰고 온 ‘안풍’의 힘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렸던 박근혜 전 대표의 ‘박풍’을 쉽고 가볍게 제압했다.

박근혜의 힘으로 서울시장직을 무난하게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을까. 한나라당은 26일 밤 개표 결과를 지켜본 뒤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박근혜의 지원사격이 있었던, 그러니까 서울·호남을 제외한 기초단체장 8곳에서 모두 승리했다는 점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방송3사의 투표결과를 바라봤던 한나라당.

그러나 ‘믿고 싶지 않았던’ 출구조사의 결과대로 큰 격차로 패하자 ‘충격의 도가니’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이래저래 내년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서울의 강남과 서초 송파 그리고 용산 등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유권자로부터 외면을 당한 채 ‘참패’의 수모를 겪은 한나라당은 당분간 선거의 후폭풍에 휩싸이게 됐다.

당장 홍준표 대표는 책임론에 직면하게 됐다.

패닉 상태에 빠진 당 분위기를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는 “이겼다고도 졌다고도 할 수 없다”는 애매한 화법으로 ‘책임론’을 사전에 차단하는 듯한 분위기이지만 서울시장 선거가 대통령 선거에 준하는 매머드급 선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 4.27 재보궐 선거에서 앞마당인 경기 분당을 내준 안상수 전 대표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물러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홍 대표를 향한 당 안팎의 책임론은 자연스럽게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먼저 내년 총선을 목전에 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위급한 상황에서 당의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개혁파를 중심으로 ‘당 전반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이명박 정부 중반까지만 해도 서울시장은 무조건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그러나 지난 4월 분당을 보선과 8·24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이어 10·26 서울시장 보선까지 잇따라 직격탄을 맞으면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의원들의 위기감은 그야말로 위험수위다. 한마디로 불안에서 못살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작금의 한나라당 간판으로는 당을 유지할 수도, 정권을 재창출할 수도 없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당의 대대적인 혁신을 갈망하고 있다.

당 지도부 교체는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고, 내년 총선의 공천 과정에서 ‘혁신적인’ 인적 쇄신 역시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이번 서울시장 선거 패배를 당이 ‘위기로 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선거 직후 “이번 선거는 강원, 충남, 충북, 대구, 경북, 부산, 경남 등 전국의 민심을 알아볼 수 있는 선거였다”면서 “한나라당은 비록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패하였으나, 서울시장 선거를 제외한 나머지 선거에서 전국에 걸쳐 모두 완승함으로써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새로운 희망의 등불을 보게 되었다”고 긍정적 논평을 내놨다.

“국민에게 잘못을 빌고 채찍을 맞아야 한다”는 복수의 의원들 목소리와 달리,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성적표’를 너무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물갈이론’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복지정책 등 각종 사안에 대해 보다 중도적 노선으로 가야 한다는 ‘정책적 물갈이론’을 비롯해, 서울 지역에 지역구를 둔 의원 전원에 대해서도 ‘창당 수준의’ 물갈이론를 해야 한다는 강도 높은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부 소장파들은 지도부 사퇴를 계속적으로 압박함과 동시에, 비상대책위원회 구성하려는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역시나 ‘동력’. 현 지도부와 친박계, 그리고 당에 존재하는 기득권이 이 같은 전면 쇄신론에 얼마나 고개를 끄덕일지가 ‘변수’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