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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민주당 “서울시장 이겨서 좋지만”…복잡한 까닭은?

최봉석 기자 기자  2011.10.27 08: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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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야권 단일후보 박원순’이 서울시장직에 당선되면서 민주당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아슬아슬했던 선거과정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환호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당선이 26일 저녁 늦게 확정되면서 민주당은 축포를 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밤 당사에서 “박원순의 승리는 민주당의 승리”라고 함께 기뻐했다.

그러나 출구조사 직후부터 박원순 후보자의 당선이 확정될 때까지 민주당의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간대별로 롤러코스터를 타듯 출렁이면서 시시각각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시장 선거에선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했지만 호남 지역을 제외한 5곳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사실상 ‘전패’했기 때문이다.

이는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사실상 ‘외면’한 결과에 가깝다. 그렇다고 서울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것도 아닌 까닭에 속내는 복잡해지는 형국이다. 박원순 당선자는 분명 무소속으로 나왔고 민주당은 옆에서 지원사격을 해줬을 뿐이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 안팎에선 향후 ‘야권 대통합’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당이 빠져들게 될 것이라는 걱정과 우려 그리고 불안감이 엿보이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수면 아래에서 위로 서서히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 확실히 판명이 났지만, ‘희망정치’ ‘시민정치’의 성패는 야권 대통합에 달렸다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박원순 당선자가 ‘압승’을 함으로써, 내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 승리라는 최종 목표를 완성하기 위해 대통합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이번 보선을 기점으로 야권의 대통합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뭉쳐야 산다”는 것을 확인한 민주당에서는 거대한 물줄기에 가까운 통합 흐름에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동참할지를 두고 거대한 내부 갈등과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주도권을 잡고 있느냐, 아니면 놓느냐가 ‘관건’이다.

당장 12월 초로 통합전당대회가 예상되고 있는 까닭에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혁신과 통합 등 외부 진영의 ‘통합’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자체 전당대회를 통해 ‘답안지’를 미리 만들어 놔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총선을 앞두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을 향한 시민의 압박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 나타났듯, 시민들은 “민주당은 아니”라고 확실히 선을 긋고 있다. 한나라당이 싫다고 민주당을 뽑아줄 수는 없다는 뜻이다.

민주당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치의 혁신으로 이어질 야권의 통합을 두고 ‘야권의 큰형님’격인 민주당이 과연 주도권을 놓아줄지 아니면 계속 잡고 있을지가 일차적 고민이라는 얘기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동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의 승리는 야권통합, 민주진보진영 대통합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얘기지만, 민주당이 어떤 식으로 협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선 ‘더 이상 민주당의 깃발로는 바람을 일으킬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야권 통합의 중심적 역할을 바라는 민주당의 입장에선 다소 불쾌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박원순이 시장 후보일 때의 민주당이 가진 힘과 서울시장직을 맡게 된 이후의 민주당의 영향력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당장 시민사회 진영인 ‘혁신과 통합’은 이미 다음 달 초쯤 ‘야권 통합 추진기구’를 구성하자고 민주당 측에 제안한 상태다. 주도권을 선점하고 있는 셈이다.

‘커진’ 시민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던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향후 정치적 빅뱅 과정을 거치면서 시민세력의 힘이 지금보다 더욱 커질 경우, 야권 통합 ‘주도권 논란’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민주당의 지지 기반을 더욱 허약하게 만들 가능성도 높다.

‘조직이 없던’ 박원순 후보가 한나라당 측의 네거티브 공세에 맥을 쓰지 못하고 있을 때 구세주 역할을 한 것은 ‘조직력이 강한’ 민주당의 역할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판세를 확실히 고정시켰던 것은 민주당의 조직력이 아니라 안철수 원장의 편지 한 장이었다는 점도 민주당이 통합과 연대의 과정에서 반드시 일차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