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애널 리포트' 거래 의혹 증폭 "유착은 있었다"

잦은 교류로 친밀감 유지…은밀한 채널 적발 어려워

정금철 기자 기자  2011.10.26 14:13:1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공분을 일으킨 증권사 연구원과 펀드매니저 간 공생 의혹이 취재 결과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9월 국내 증권사가 목표 주가를 올려 잡은 상장 종목 235개(중복 포함) 중 63%인 148개 종목의 주가는 10거래일 뒤 하락(평균 수익률 -4.14%)했다. 반면 목표 주가를 올리기 10거래일 전에는 주가가 상승한 비율이 59%(138건, 평균 수익률 1.11%)로 오히려 양호했다.

기업 분석의 전문가들인 증권사 연구원들의 전망과는 주가가 반대로 가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종목 분석에 대한 불만을 가진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우스갯소리로 "종목 전망과 반대로 가면 된다"는 말이 우습게도 어느 정도 들어맞은 셈이다.

결국 이번 조사결과의 파장이 커지면서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증권사 목표주가 상향 정보가 자산운용사, 선물사 등 기관투자가, 특히 펀드매니저들에게 사전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갑(甲)의 위치에 있는 기관투자가들이 정보제공을 요청했을 경우 을(乙)의 지위인 연구원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것. 또 기업설명회(IPO)나 기업탐방, 희망기업 프레젠테이션 등에 자리를 함께 하거나 메신저 등을 통한 접촉으로 암묵적인 공조체제가 구축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유통을 담당하는 H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우리 증권사 외에도 지위 여부를 떠나 개인적 친분으로 기업탐방 정보와 향후 전망 등을 제공하는 연구원들도 일부 있다"며 "하지만 금전을 목적으로 하거나 압력에 의해 자료를 내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타 증권사 연구원도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S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펀드매니저와의 공생관계는 일부 와전된 부분이 강하다"며 "금융당국의 권고로 보안이 강해져 메신저를 비롯한 개인 메시지 전체에 감시를 받고 있어 정보를 함부로 다루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착 의혹의 한 축으로 지목된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펀드매니저와 연구원은 잦은 교류에 따라 사적으로도 친한 게 사실"이라며 "허물이 없어지면 미공개 정보나 사전 정보 등을 어느 정도 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D증권사의 한 보조연구원(RA) 역시 "비슷한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가까이 지낼 수밖에 없다"며 "3년여간의 RA시절부터 관련업계 종사자들과 인맥을 쌓아야 나중에 업무에 있어서 도움도 받고 전직도 수월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구원들의 기업전망 보고서는 기관투자자를 비롯, 개인투자자에게도 투자 종목의 기본참조 항목으로 활용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삼고 있는 만큼 상장기업 주가를 좌우할 정도의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보고서의 비밀스런 거래에 따른 폐해는 결국 고스란히 개미들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연구원이 기업 정보를 펀드매니저에게 제공하면 매니저는 이 정보를 이용해 치고 빠지는 전략으로 충분한 시세차익을 거두는 반면 한 박자 늦은 정보를 제공받은 개인들은 잔반처리를 놓고 다툼을 벌일 뿐이다.

이에 대해 H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종목을 추종하는 경우 투자에 성공할 확률을 장담할 수 없지만 업황 분석 후 업종에 따라 투자하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종목보다는 업종에 초점을 둔 매매전략을 세우는 것이 투자에 있어서도 바람직한 자세"라고 귀띔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와 기관 간 유착은 결국 개인 피해를 유발해 연구원과 펀드매니저 간 검은 연결고리를 차단하는데 노력하고 있지만 은밀한 채널로 교류가 진행돼 적발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앞으로 증권사 분석 보고서와 관련한 위법 사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의 일반적인 노력은 지속하겠지만 결국 유착근절은 당사자 기관들의 자정 의지로 이뤄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 3월 금감원은 H증권과 D증권 등 증권사 스몰캡 및 업종 연구원을 불러 일정 시점에 기업분석보고서를 쓴 배경 등에 대해 추궁하는 등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한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